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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취업] 퇴직자 창업 성공 전략 (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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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지난 10월 KT에서만 5천명의 명예.희망 퇴직자들이 쏟아져나왔다. 금융.증권가에서도 퇴직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한 퇴직자들은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퇴직연령도 점점 낮아져 30대 퇴직자들도 적지 않다. 이들 퇴직자들은 '2막 인생'을 설계해야 할 기로에 놓여 있다. 퇴직자 창업 성공전략을 두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성공과 실패 사례

한 시중은행에서 퇴직한 권기준(38)씨는 올 초 포장마차 카페 '섬마을이야기 교대점'을 열었다. 25평 매장 권리금 1억원, 보증금 4천5백만원, 가맹비 5백만원 등 3억원이 투자됐다. 최근 가게가 자리를 잡으면서 하루 평균 1백50만원의 매출에 월 순수익 1천5백만~1천8백만원을 올리고 있다.

외환위기 때 A화학 대표직을 그만둔 고영석(56)씨는 한 제조업체에서 잠깐 근무하다 창업을 결심했다. 아내가 조심스레 꺼낸 반찬전문점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올 1월 '장독대 고잔점'을 열었다. 14평 매장의 건물보증금 4천만원, 가맹비 5백만원, 인테리어 5천만원 등 1억2천만원이 들었다. 하루 평균 매출액은 50만~60만원, 월 순수익은 3백70만~4백50만원.

이들의 성공요인은 고객위주와 친절이었다. 權씨는 은행에서부터 몸에 밴 친절을 바탕으로 낮익은 손님에게는 무조건 "아버지", "형님"이라고 부르고 젊은 손님에게는 친근감이 묻어나는 반말을 했다.

高씨는 늘 "반찬전문점의 생명은 위생과 청결"이라고 외쳤고 고객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해 놓은 뒤 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파악해 구비했다.

하지만 성공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14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金모씨는 한 카페를 임대했다. 권리금이 없고 보증금 4천만원만 내면 되는데다 새 패션몰 건물이라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첫 한두달은 이벤트에 힘입어 장사가 그런대로 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유동인구가 줄어들었다. 하루 25만원선 매출이 10만원대로 떨어지자 1년2개월만에 헐값에 점포를 넘기고 말았다. 그는 현장조사를 소홀히했고 창업비용이 싸다는데 안주해 실패했다.

#퇴직 후 6개월이 성공을 좌우한다

이 같은 창업의 성공과 실패는 퇴직 후 6개월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changupok.com)가 밝히는 '퇴직 후 6개월 스케줄'을 살펴본다.

우선 첫달에는 직장인 껍질을 벗고 창업에 필요한 자세로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 가족과의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장단점을 분석하자. 두달째는 교육에 투자하는 게 이상적이다. 특히 업종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전문가 상담을 받고 인터넷과 신문 등에서 업종정보를 찾아보자.

또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매물도 살펴본다. 3개월째는 발바닥이 닳도록 업종을 벤치마킹하자. 업종은 배우자 선정 못지않게 중요하다. 흔히 업종을 선정하면 곧바로 점포를 얻는데 이는 금물이다.

4개월째는 발품파는 만큼 비용도 절약하고 좋은 점포를 구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한다. 점포가 정해졌다고 상권조사를 멈춰서는 안된다. 해당지역의 소비 스타일을 꿰뚫고 미리 지역상인.주민들과 친해지는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5개월째 들어 점포와 업종이 결정되면 일사천리로 창업이 진행된다.

인테리어를 해야 하고, 설비를 반입해야 한다. 고객관리와 거래선 결정 등 창업후 사후관리 내용도 이때 결정된다. 드디어 오픈하는 6개월째. 고객에게는 첫인상을 형성하는 시기이므로 품질과 서비스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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