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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폭스TV·유니버설영화사 '유튜브'에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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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의 대형 미디어 그룹인 NBC와 뉴스코퍼레이션이 손을 잡고 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겠다고 22일 발표했다. 구글이 최근 인수한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NBC는 미국 지상파 방송이고, 뉴스코퍼레이션의 주력 역시 폭스TV여서 두 올드 미디어와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 미디어 간에 한판 전쟁이 벌어지는 셈이다.

올 여름 이 사이트가 만들어지면 네티즌들은 '영웅들''24시간''오피스' 같은 미국 인기 TV 프로그램들을 방송 후에도 인터넷에서 언제든 볼 수 있다. 프로그램 보기는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광고를 유치해 수익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 유튜브 협공 전선 형성=이들이 만든 사이트엔 또한 유튜브처럼 네티즌들이 동영상을 만들어 직접 올릴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기로 했다. 유니버설 픽처스나 20세기 폭스사의 영화를 유로로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붙인다. 다분히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를 의식한 포석이다. 온라인 동영상 광고시장은 지난해에 2005년보다 2배가량 늘어난 4억1000만 달러로 급팽창했다.

두 회사는 또한 포털 사이트인 타임워너 소유의 AOL, 야후, 마이크로소프트의 MSN과도 전략적 제휴를 해 자신들이 만든 콘텐트를 이들에게만 제공하기로 했다.

파트너 사이트와 새 사이트를 빼곤 뉴스코프의 '마이스페이스'와'Fox.com', NBC의'NBC.com' 같은 두 그룹사 소속 인터넷 사이트에만 이들의 콘텐트를 제공한다.

구글의 유튜브를 올드 미디어와 경쟁 뉴 미디어가 연합전선을 만들어 협공하는 형국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유튜브에서 이뤄지는 불법 파일 공유나 저작권 침해에 대항해 콘텐트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 앞으로의 전망=두 회사는 사이트를 열기도 전에 벌써 GM.인텔과 식품회사 캐드버리 등 다수의 광고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시장 분석회사 피치 레이팅의 제이미 리조는 "새 사이트를 찾는 네티즌들이 늘어나면 다른 미디어 그룹들도 참여를 진지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네티즌들을 될 수 있는 한 많이 끌어 모으는 '원스톱 사이트'를 구축해 광고주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게 이들의 복안이다. 이렇게 되려면 네티즌들이 보고 싶어하는 콘텐트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유니버설 뮤직과 베텔스만이 1999년 만들었던 겟뮤직닷컴은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콘텐트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흐지부지 사라져 버렸다.

NBC와 뉴스코프는 그래서 미 지상파 빅3(CBS.ABC.NBC)를 모두 끌어들이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CBS와는 참여 여부를 놓고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고, ABC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협의를 해왔던 비아컴과 월트디즈니도 참여하지 않았다. 비아컴은 지난주 유튜브가 자신들의 저작권 보호 활동을 소홀히 했다며 10억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바 있다. 콘텐트 확보 외에 또 다른 관건은 이견 조율이다. 신용평가 회사인 S&P는 이번 사업의 제휴사들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이여서 빠른 의사결정을 하기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지영 기자

◆ 유튜브=2005년 2월 채드 헐리, 스티브 첸 등이 설립한 동영상 전문 사이트. 설립 1년도 안 돼 하루 1억 개의 동영상이 재생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단순한 정보기술(IT) 기업을 넘어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 웹 2.0 등 새로운 개념의 상징처럼 된 유튜브는 지난해 10월 인터넷 검색 기업 구글에 16억5000만 달러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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