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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리더 … 자질이 중요 미스코리아 뽑듯 하면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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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대통령 자질론' '대통령 덕목론'이 번지고 있다. 좋은 대통령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기준을 찾자는 움직임이다.

최근 기독교계 지도자 60여 명이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10대 덕목'을 발표한 데 이어 강영훈 전 국무총리 등 원로 26명도 21일 '대한민국 대통령 10대 덕목'을 선언했다. 이들 운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 중에 정근모(사진) 명지대 총장이 있다.

물리학도 출신인 그는 과학기술처 장관, 국제원자력기구(IAEA) 의장 등을 지냈다. 그는 22일 기자와 만나 "대통령 선거 때마다 미스코리아 뽑듯 하거나, 누가 몇 % 차지했느냐 하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며 "무슨 일을 하느냐, 이 시점에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0대 덕목 운동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통령은 리더다. 어떤 자질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몇 %냐가 아니라 무슨 일을 해야 하느냐가 중요하다."

-생업이 있고 전문성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도 했는데.

"정치인은 군림하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 (정치인 직무가) 끝났을 때 돌아가 자기 생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물리학자든 원자력전문가든 음악가든 자기 걸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정치는 밥그릇 때문에 싸우는 일'이란 생각을 안 할 거다."

-차기 후보군을 평가한다면.

"장점을 많이 갖고 있지만 단점도 많다. 그중에서 가장 근접한 분이 누구냐, 결국 국민이 판단해야 할 거다. 모든 사람이 누구나 대통령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각에선 정 총장이 직접 대선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

"(손사래를 치며) 그런 건 아니다. 요즘 우리 국민이 실망을 하고 있다. 희망을 주고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겠다고 해 시작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대권을) 생각하는 건 아니다. 기회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런 기회를 (스스로) 만들진 않겠다. 대학총장이 국가 걱정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정 총장이 최근 '대통령의 10대 덕목'을 내놓거나 '초일류 국가를 건설하자-2007년은 민족 결단의 대변환의 해' 등을 주제로 강연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많다. 그는 "내가 대한민국과 민족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은혜를 받고 나라나 사회, 민족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생각을 안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국가의 장래와 민족의 장래에 대해 생각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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