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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널뛰기 중국 증시, 청산 걱정되는 엔 케리, 불안한 미국 모기지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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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회사원 김영민(38)씨는 얼마 전 적금 5000만원이 만기가 돼 통장에 넣어뒀다. 김씨는 이 돈으로 금융자산에 투자를 하려고 하지만 요즘 금융시장이 불안해 주저하고 있다. 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김씨처럼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개인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27일 중국 증시 폭락, 이달 5일 엔 캐리(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 청산 우려에 이어 13일에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이 낮은 사람에게 높은 금리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것) 부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는 3개월 이내의 단기성 자산에 돈을 넣어두면서 투자 기회를 엿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의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경우 투자 상품이 주식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을 내고 있다면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여유자금이 있어 새로운 투자를 고려할 경우에는 장기 상품보다는 만기가 3개월 이내의 단기 채권(국공채)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를 해 새로운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의 박승안 팀장은 "시장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좀 더 고조되는 시점에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유동성을 확보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장을 관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금=요즘 고금리 예금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펀드.주식 등의 마이너스 수익률이 우려된다면 당분간 고금리 상품에 돈을 넣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은행은 5%대의 특판상품을, 저축은행은 6%대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은행은 6~7%대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을 판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예금은 모두 지수연동예금(ELD)에 가입할 때만 조건부로 들 수 있는 '복합예금' 이다. '복합예금'은 대부분 특정지수에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D에 가입하고 가입금액 이내에서 정기예금이나 양도성 예금증서(CD)에 넣을 경우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연 6~7%대의 특별금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금자 보호가 되는 5000만원 한도 안에서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의 프라임저축은행은 새내기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고 연 6.5% 금리를 주는 '슈퍼루키 정기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매달 10만원 이상 납입하는 조건으로 연 6.3%의 기본 금리에 인터넷 뱅킹이나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각각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 얹어준다. 인천에 본점을 두고 있는 모아저축은행은 최고 연 6.1%의 이자를 주는 '모아모아 정기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결혼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신혼부부나 새내기 직장인들은 연 5.9%의 기본금리에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경기도 분당의 토마토저축은행도 5명 이상 계약하는 단체 가입자에게 최고 연 6.2%의 이자를 주는 '토마토 플러스 정기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주식과 펀드=지난해 하반기 이후 펀드 투자자의 관심은 중국펀드.베트남펀드.해외리츠펀드에 집중됐다. 또 최근에는 일본펀드와 유럽펀드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요즘 해외 시장이 흔들려 성과가 지지부진하거나 큰 폭의 손실을 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문가들은 펀드의 경우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보수적인 투자를 권한다. 은행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는 고객들이 중국과 동유럽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호했지만 요즘에는 상대적으로 서유럽 쪽에 투자하는 펀드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한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덜 나더라도 당분간 안정적인 펀드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고수익=펀드'라는 펀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방배PB센터의 김재한 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서유럽펀드나 일본펀드, 부동산펀드 등으로 분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와 관련, 전문가들은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투자 비중을 늘리지 말고 현 상태를 유지하라고 권한다. 요즘엔 우량 주식에 투자한 사람도 펀드보다 낮은 수익률로 고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5월까지 지지부진한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주식.부동산.예금 등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당분간 유지하되 포트폴리오 안에서 좀 더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하라고 이들은 권유한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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