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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번에도 …", 중국 "이번만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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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4시30분 일본 사이타마에서 중국과 동아시아연맹컵 2차전을 벌인다. 관심사는 '자존심 대결'로 집약된다.

첫째는 대표팀 간 자존심 싸움이다. 중국은 지난 25년 동안 한국의 '만만한 먹이'였다. 1978년 12월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1-0 승리를 거둔 이래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24전 무패(14승10무)의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오죽하면 중국 내에서 '공한증(恐韓症)'이란 말이 생겼을까.

그러나 중국은 이번 대회야말로 한국을 잡을 절호의 기회로 여기는 눈치다.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중국의 클럽 챔피언인 다롄 스더가 지난 2월 19일 A3 챔피언스컵 2차전(도쿄)과 3월 17일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 리그 동부지역 8강 B조 경기(다롄)에서 잇따라 한국 챔피언 성남 일화를 제압한 경험이 깔려 있다. 월드컵 이후 태극 전사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점도 중국팀을 고무시키는 대목이다. 아리에 한 중국 감독이 "지금이 (한국을 누를) 적절한 시기"라고 말할 정도다.

반면 한국팀은 "예외는 없다"며 필승을 확인하고 있다. 비록 유럽파가 모두 빠졌지만 일본파가 그대로 있고, 김도훈.김대의 등 '특급 처방전'이 투입됐기 때문에 전력 누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둘째는 33세 동갑내기 스트라이커인 김도훈(성남)과 하오하이둥(다롄) 간 자존심 대결이다. 김도훈은 올해 A3대회에서 하오하이둥이 세골을 몰아칠 동안 헛발질만 했다. 다롄에서도 하오하이둥이 동점골과 역전골을 거푸 따내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번에는 한국 득점왕의 매운 맛을 단단히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하오하이둥도 "(내가) 한국.일본의 어떤 선수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셋째, 양팀 감독 간의 신경전이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과 한 감독은 모두 성적 부진으로 퇴진 압력에 시달리는 입장이다. 최근 5경기를 비교해 보면 코엘류 감독은 2승3패, 한 감독은 1승2무2패를 기록 중이다. 이 때문에 두 감독은 이번 대회를 '정국 전환용 카드'로 보고 있다.

코엘류 감독의 필승 작전은 포메이션 변화다. 불가리아전과 홍콩전에서 3-4-1-2를 실험했지만 ▶스타일이 비슷한 김도훈.최용수 투톱이 충돌했고▶플레이 메이커인 '1'에 투입할 적임자가 없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전에서는 3-4-3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안정환과 김대의가 양쪽 사이드를 맡고 김도훈이 원톱으로 전방에 포진한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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