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부회장 개혁 신호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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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LG전자가 본사 지원 인력 가운데 일부를 일선 사업본부로 재배치하려 한다. 이 회사는 "재경.인사 등 본사 지원 부서의 우수 인재를 사업본부로 전환 배치해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이를 위해 휴대전화와 생활가전 등 사업본부 별로 소요 인력을 파악해 본부에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여의도 본사 근무 인원은 840명이다.

LG전자에는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가전) 디지털디스플레이(DD.디스플레이)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휴대전화) 디지털미디어(DM.컴퓨터 등) 네 사업본부가 있다. 이번 구상은 재경.전략.인사 등 본사 지원 인력을 사업본부로 일부 이동시키거나, 본사에 영업 관련 타스크포스팀을 만들어 흡수하는 방법 등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재배치 인력은 많으면 200~300명이 될 수도 있다. 인원감축을 노린 명예퇴직 시행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전자의 본사 축소 움직임은 올초 사령탑을 맡은 남용 대표이사 부회장의 의중이 많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그가 직전 대표로 있던 LG텔레콤이 소수의 본사 인력으로 괜찮은 경영 성과를 거둔 만큼 LG전자도 같은 실험을 해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1% 줄어드는 등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회사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를 인력 구조조정이나 단기 비용절감책으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 현장과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남용 식 개혁'의 신호탄으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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