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변­군산 미 기지/남북 서로 사찰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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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남북총리 서울 1차회담 개막/정 총리 “내년 1월이전 시범실시”/북한선 비핵지대화 9개항제시/판문점 연락사무소 설치 원칙접근
남북고위급회담 양측대표단은 11일오전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1차전체회의를 공개로 열고 「남북간의 화해·불가침과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대한 쌍방안을 제시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선언초안을 각각 제안했다.
정원식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핵문제를 긴급현안으로 제시,『남북쌍방이 보유하는 핵관련시설과 물질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과는 별도로 남북쌍방이 각기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상대측 지역의 군사시설과 민간시설,그리고 물질과 장소에 대해서 쌍방이 합의하는 방법으로 사찰을 실시하자』고 남북한 시범동시사찰을 제안했다.<관계기사2,3면>
정총리는 『우리는 귀측의 순천비행장과 영변에 있는 핵시설들을 시범사찰대상으로 선정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귀측은 우리측의 군산비행장이나 그밖의 귀측이 선정하는 군사시설과 민간핵시설을 시범사찰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다』고 예시했다. 또 『이같은 시범사찰이 내년 1월31일 이전에 실시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에 동의하면 사찰의 내용과 방법은 빠른 시일안에 쌍방의 전문가들간에 협의·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총리는 『귀측이 원한다면 주한미군의 시설이나 기지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며 이같은 사찰을 통해 소위핵무기의 존재여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늦어도 내년 1월까지 주한미군핵이 모두 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총리가 예시한 군산비행장은 주한미군의 핵무기시설이 설치된 기지로 알려져왔다.
정총리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5개항의 한반도의 비핵화등에 관한 공동선언(안)을 제안하면서 『북한측이 우라늄광산을 개발,핵물질을 생산하고 있고 풀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한 핵재처리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미사일과 같은 핵무기운반수단을 개발해 수출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지적하고 『귀측이 하루속히 핵사찰을 수용하고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총리는 또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안)에서 그동안 연락사무처의 서울·평양설치안(제7조)을 수정,판문점에 상설연락사무처설치를 제안하면서 『이는 북한측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합의 촉진을 위한 우리측의 중요한 양보』라고 말하고 『상설연락사무처를 본합의서 발효후 6개월이내에 설치하자는 기존제의를 2개월이내로 조정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측 연형묵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조선반도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선언」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전문과 모두 9개조로 된 이 선언에서 정총리는 ▲쌍방의 핵무기 시험·생산·반입·소유금지 ▲핵무기적재 비행기와 함선의 조선반도 영공·영해통과,착륙 및 기항금지 ▲핵우산제공 협약체결금지 ▲핵전쟁 가상군사연습 중지 ▲남측의 미국 핵무기·미군 철수,핵기지 철폐를 위한 공동노력 ▲남측의 미국 핵무기 전면철수와 핵기지철폐 공동확인 및 국제조약상의 핵동시사찰의무 이행,조선반도 비핵지대화 내외공포 ▲핵무기소유 주변국가들이 남북에 핵위협을 하지않고 비핵지대화를 위한 대외적 조치강구 ▲선언이행을 위한 공동기구 조속설치등을 제안했다.
연총리는 또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서 ▲판문점에 6개월내에 연락사무소 설치 ▲불가침합의 이행을 위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협력과 교류실현을 위한 북남경제협력 공동위원회를 비롯,부문별 공동위원회설치를 새롭게 제안했다.
◎영변­군산 동시사찰/북한 내일 입장표명/안병수 북대변인
북측 안병수 대변인은 이날 회의가 끝난뒤 동시사찰문제에 대해 『국제원자력 기구의 사찰은 당연히 받을 것이지만,남북한의 상호사찰문제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남북한·미국간 별도협상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대변인은 이날 정총리가 제의한 영변­군산 동시사찰문제에 대해선 『내일(12일) 회의에서 구체적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안대변인은 북한이 주한미군의 전술핵 철수가 시작되면 핵사찰을 수용하겠다고 밝힌것과 관련,『남측과 미국양쪽으로부터 철수가 시작됐다는 통보를 동시에 정식으로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남북양측 주요제안
●남측제안
▲한반도의 비핵화등에 관한 공동 선언
▲북의 영변 핵시설,순천비행장,남의 군산기지 내년 1월31일까지 시범동시사찰
▲2개월내 판문점에 상설연락사무처 설치
●북측제안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에 관한 선언
▲주한 미군핵 전면철수,군사연습중지
▲6개월내 판문점에 연락사무소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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