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수중심 과열성장」 치유실패/무역적자 쌓이고 물가 “적신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경제정책 “흔들” 곳곳서 “삐걱”/통화관리­건설도 땜질처방/개각·선거등 겹쳐 “눈치보기”
경제정책의 운용에는 어차피 가공적인 요소가 많게 마련이지만 올 한해의 경제운용은 유난히 갈팡질팡했다.
성장·경상수지 등의 총량전망부터가 죄 빗나가 엎치락 뒤치락의 수정작업을 되풀이하면서 총체적인 「경기조절」에 실패한 것이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흠이다.
「소비주도형 내수중심 과열성장」을 치유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경제성장은 3·4분기까지에만 8.7%를 기록,당초 의도되었던 「7%성장」을 크게 비껴갔다.
당연한 결과로 무역적자가 크게 확대돼 「무역의 확대균형」이라는 정책목표가 무색해졌고,물가는 한자리수를 위협받고 있다.<관계기사 3면>
농경사회의 「치수」에 비견할 수 있는 통화관리는 문제의 근본을 덮어둔채 결국 예대상계라는 편법으로 돌파구를 찾았고,경기진정의 핵이었던 건설부문은 수차례의 임기응변적 땜질처방이 거듭되다가 전체 주택공급목표는 20%나 초과달성되면서 부실파동에 휩쓸린 신도시건설은 30%나 계획에 미달되는 불균형을 낳았다.
정치권의 이해가 얽혀들면서 한계기업의 부도사태나 농업의 구조조정 등을 비경제적인 시각에서 다룬 점이 많았고,노동법개정·농업 진흥지역 지정·염색 등 공해업종의 집단이전·수도권원유비축기지 건설 등은 이해집단의 이기주의를 조정하지 못해 해가 다가도록 난항을 겪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나 자본시장개방을 앞두고 농업의 구조조정이나 금융·자본시장의 정비등 근본적인 경제여건을 개선해 나가야함에도 불구하고 추곡수매압력을 해소하지 못했고 국내외 금리차를 좁히지도 못하는 등 미비한 점이 많이 남았다.
결국 크게 보아 경제정책의 확실한 기조를 잡아줄 최상층부의 중심이 서있지 않았기에 벌어진 일들인데 연말개각이나 내년도 경제운용계획과 관련,중심이 아직 서있지 않기는 매 한가지다.
많은 경제부처 당국자들은 특히 선거등 내년의 정치일정과 관련,경제정책의 기조에 대한 확실한 중심이 먼저 서야만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