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컵 홍콩전] 코엘류호 '배고픈' 3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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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의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첫 경기에서 한수 아래의 홍콩을 3-1로 꺾고 첫승을 챙겼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이로써 올초 부임 후 치른 13차례의 A매치에서 6승1무6패를 기록했다.

이겼고, 골도 세 골이나 넣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판이었다. 약체와의 경기 때마다 지적되는 문제지만 대표팀은 수비를 두텁게 세우고 역습을 노리는 상대를 요리하는 데 여전히 서툴렀다. 슛은 많지만 유효 슈팅이 얼마 되지 않는 문제점도 여전했다. 전반 최용수(이치하라).김도훈(성남), 투톱은 역할 분담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외곽으로 겉돌았고, 안정환(시미즈)의 중거리 슈팅의 날카로움도 떨어졌다.

한국의 선제골은 전반 22분 미드필더 김두현(수원)의 발에서 터졌다. 김두현은 이을용(안양)의 코너킥이 홍콩 문전에서 혼전 중 흘러나오자 원바운드 후 멋진 발리슛을 작렬시켰다. 홍콩 골키퍼는 골문 앞에서 뒤엉킨 양팀 선수 때문에 시야가 가려 공이 골라인을 넘은 뒤에야 공의 방향을 눈치챘다.

선제골과 함께 본격화하는 듯싶던 한국의 상승세는 홍콩에 어이없이 동점골을 내주며 다시 사그라들었다. 전반 33분 홍콩의 프리킥이 한국 문전에 있던 치메지에의 몸에 맞고 골문으로 흘렀다. 골키퍼 이운재(수원)가 걷어낸 공은 수비수 유상철(요코하마)의 몸에 맞고 되레 한국 골문 쪽으로 굴렀고, 치메지에가 가볍게 발바닥을 대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홍콩에 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상대를 놓친 수비수 유상철과 완벽하게 공을 처리하지 못한 골키퍼 이운재의 실수 탓도 컸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한국은 후반 최용수 대신 김대의가 들어가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후반 4분 홍콩 진영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김대의는 골라인 부근까지 드리블하다 골문 쪽으로 길게 크로스했다. 공은 반대편 골포스트 부근에 서있던 김도훈의 머리로 정확히 연결됐고, 김도훈은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7분 뒤에는 이을용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안정환이 헤딩슛, 공이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한국은 이후 정경호(울산).이관우(대전)를 투입하며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슈팅이 부정확해 여러 차례의 기회를 무산시켰다.

한편 이어진 경기에서는 일본이 중국을 2-0으로 꺾고 한국과 나란히 첫 승을 신고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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