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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층팔면 무조건 의심하라”/사기 액수 커지고 지능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선거앞두고 「한탕주의」현상 극성/“정치자금 조달” 빙자 많아
최근들어 청와대「고위층」정보기관 등을 사칭한 대형 「선거시국」사기사건이 부쩍 꼬리를 물고 있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기꾼들은 하나같이 내년의 대통령·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극비리에 정치자금을 모금하고 있다고 속이고 엄청난 특혜를 줄테니 상당액의 코미션을 선불로 내놓으라는 식으로 교묘히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어 일확천금에 현혹된 사람들이 큰피해를 보고있다.
최근 적발된 사기사건들은 액수가 억대를 넘는등 규모가 크며 범행을 조직적으로 하고 전직 공무원까지 가담하기도해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학자들은 정권교체기를 앞두고 권력만능과 한탕주의의 사회병리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라고 지적,당국의 철저한 단속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검·경도 이와 관련,시민들에게 권력·정보기관과 관련시켜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모두 사기행각이라고 단정,수사기관에 신고해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경찰청에 적발된 유령회사 한국첨단원소사업회장 정석이씨(63·사기등전과 8범)등 일당 10명은 지난 8월 무역업자들에게 『청와대에서 양대선거를 앞두고 정치자금을 조성하고 있다』며 『대출금중 25%를 정치자금으로 낸다면 정부가 들여온 차관중 1백50억∼1천5백억원을 연리 6%의 저리에 10년거치 10년상환의 조건으로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대출담보용으로 부동산등기부등본과 인감 등을 받은뒤 이를 사채시장에 내놓아 거액을 대출받아 챙기려다 적발됐다.
이들은 일당중 사장 구본후씨(58·구속)를 청와대 고위층의 친구로,부회장 김윤도씨(70·불구속)는 청와대부동산평가위원,정준화(28·수배)·장찬록(수배)씨 등은 청와대직원,한성희씨(52·여·구속)는 청와대특보비서관,황규홍씨(35·수배)는 박철언 체육청소년장관의 조카 등으로 각각 행세,정치권관련 가짜 정보를 들먹이며 사기행각을 벌였다.
30일 적발된 예비역육군소령 강신민씨(45·무직)등 4명도 부동산업자에게 각각 청와대민정비서관실이 사관 및 정보사장교를 사칭,이전할 서울 모지역의 정보사부지에 아파트를 짓게해 주겠다고 감쪽같이 속여 활동비등 명목으로 5천8백여만원을 받아 챙겼으며 지난달 26일에는 대통령비서관을 사칭,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차관대출을 알선해 주겠다며 1억5천여만원을 소개비조로 받아 가로채고 20여개 기업대표들로부터 6천억원 상당의 담보용부동산 서류까지 받아 사채를 얻어 쓰려한 정영찬씨(48)등 일당 3명이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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