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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일요일…』「몰래카메라」|연예인 「엿보기」로 인기 폭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MBC-TV의 인기 코미디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연출·출연진의 대폭 물갈이 이후 초반의 침체를 딛고 인기회복세에 들어갔다.
일등공신은 「몰래카메라」코너·인기를 한 몸에 얻었던 개그맨 주병진이 재치있는 말솜씨로 전 연출자 송창의 PD의 지원을 받아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냈던게 예전 인기의 원동력이었다면 지금은 기발한 연출과 이경규의 매끄러운 진행에 힘입은 「몰래카메라편」이 압권이다.
「몰래카메라」는 전에는 주로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짧은 우스개장면 묘사에 그쳤는데 제작진이 바뀐 뒤로는 아예 이 프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제작진은 사람들의 엿보기 심리를 포인트로 삼아 성공했다. 대중의 갈채만 받을 줄 알았지 곤혹스런 모습을 좀체 보이지 않는 인기연예인들의 계산돼 있지 않은 인간적 모습을 보여주자는 계산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모르고 당한 입장에서는 초상권침해 등의 문제가 있지만 카타르시스적 기능을 요구하는 코미디물의 뼈대로는 그만이라는 것이 연출진의 분석이다.
『몰래카메라야말로 인간의 솔직함과 순수함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인인 연예인의 작은 희생을 통한 시청자들과의 즐거움 나눠갖기로 이해한다면 되지 않을까요.』 연출자 주철환씨는 어렵사리 내린 결론이라는 말에 덧붙여 그동안 제기돼 온 역기능을 이렇게 설명한다.
『출연자들의 초상권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찍는 과정에서 모욕을 느꼈다면 껄끄러운 장면을 빼달라거나 이후 스튜디오 촬영 때 안나와야 할텐데 그 반대였습니다. 깨끗이 당했어도 찜찜한 표정을 짓기보다 기분이 좋다는 말들을 하더군요.』 제작진의 고민은 따로 있다. 갈수록 몰래카메라의 제작진과 출연자들간의 머리싸움이 치열해져 자칫 이 싸움에 져 촬영에 실패할까봐 초조해하는 것.
24일 프로에 나올 탤런트 강석우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온갖 경로를 통해 그의 취미가 테니스인 것을 알아내고 테니스장에 들르는 날짜까지 파악했으나 돌연 계획을 취소해 애를 태웠기 때문이다.
모든 출연자들이 고생깨나 했던 부분으로 제작진이 미끼로 쓰는 밑밥용(?)의 엉뚱한 사전촬영 일정도 덩달아 취소됐다.
『제작팀과 시청자가 공범이 되는 셈』이라는 부연설명에서 이 프로의 특성을 정리할 수 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예전과 별로 변함이 없는 듯 보이나 대부분의 코너가 새로 바뀌었다.
「노래 한 곡의 세상풍경」「일요칼럼」코너가 신설됐고 「같이 사는 사회」「비디오는 내 친구」「일요스타앨범」등의 코너가 강화됐다. 개그맨이나 코미디언들이 흐름을 잡아가던 코미디물이 연출력에 의해 빛을 보는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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