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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움직임 양당구도 깰지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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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치개혁협·태평양시대위 발빠른 행보/조직에 한계 통합모색 가능성
14대총선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민자·민주 양당구도의 틈바구니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신당창당 움직임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 양당구도의 변수로 작용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구여권내 5공인물들을 주축으로한 정치세력화 움직임은 아직 물밑에서 가능성 타진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야권에서는 19일 박찬종 의원을 중심으로한 「정치개혁협의회」(정개협)가 발족한데 이어 20일 깃발론의 김동길 전연세대교수를 중심으로 「태평양시대 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두 단체는 모두 정당의 명칭을 사용할 만큼 세규합을 못하고 있지만 이들 단체가 궁극적으로 14대총선과 대선을 겨냥하고 있어 준정당의 성격이나 다름없다.
○…김 전교수가 주도하는 태평양시대위원회의 형태는 연구단체·시민운동조직으로 발족되지만 내부적으로는 14대총선과 차기 대통령후보를 낸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일 오후의 발족 기념 강연회에는 정·재계,학계·종교·여성계 인사 1천명이 초청됐다. 특히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초청인사로 참석할 예정이어서 김 전교수와 정회장의 관계정립 가능성이 주목된다.
정회장이 6공권력과 충돌하고 있는 인물인데다 태평양위원회 참여 가능인사로 고명승·정호용씨,심지어 김복동·장세동씨 등 5,6공의 소외인사까지 거론되고 있어 이들중 일부라도 위원회에 참여할 경우 정계의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위원회측은 5공등 인사의 참여가 과거세력의 재등장이 아닌 극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여야인사와 관계없이 진보정치이념에 동참하는 모든 사람을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나치게 여권색깔이 짙다는 이유로 참여를 일단 거부하고 있는 김광일 의원,박찬종 의원 그룹과 접합하는 노력도 계속 기울이겠다는 방침.
○…김동길씨와 5공인물 수용문제에 대한 시각차로 연대모색을 일단 단념한 박찬종의원측은 양순식·유제연·김옥선 전의원 등과의 교섭작업 때문에 두차례나 연기한 끝에 결국 독자적으로 정개협을 발족하게 됐다고 설명.
박의원은 정개협의 성격을 『제도권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50%를 넘기지 못하는 정치적 위기상황 속에서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느낀 각계각층 인사들이 모인 것』이라며 『국민의 성원이 있다면 정치세력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정당으로 가는 과도적 정치단체임을 분명히 했다.
이 모임은 박의원과 민주당에 합류하지 않은 구민주당 지구당위원장들,구민주당 고문이었던 이종남·김재위 전의원 등 구민주당 잔류세력들이 주축. 김동길씨와 가깝게 지냈던 이신범씨가 참가한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민만기 전JC회장,임진창 서강대교수,최근 민주당에서 탈당한 김정강 구신민당무위원,박천식 변호사와 야구선수 최동원·세무사·공인회계사·택시기사·기업인 등으로 구색을 갖추고 있다.
정개협은 그러나 민주당 합류를 거부한 김광일 의원과 노경규·정차두씨,여동영 변호사 등 김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구민주당 잔류위원장들이 불참했고 제휴를 모색했던 양·유 전의원 등도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어 출범초반부터 한계를 안고 있다.
참여인사 일부가 이름을 도용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벌써부터 심상찮다.
○…정개협과 태평양시대위가 출발 바탕은 공감대를 갖고 있으면서도 별개조직으로 출범하게된데는 박의원과 김 전교수의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위상강화라는 개인적 동기도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따라서 이 두단체가 독자정당으로 변신하기에는 조직상 한계를 갖고있어 조만간 연합 내지 통합을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운동권출신의 이신범씨가 양쪽과 야당원로들 사이를 오가며 접촉을 시도했으나 실패,일단 정개협에 동참하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양쪽의 접합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5공인물들중 「창조적 신당론」을 폈던 장세동 전안기부장,무소속으로 각개 약진후 신당추진을 주장하는 권정달씨등과 정개협·태평양위와의 관계정립문제도 관심사.
장씨등은 나름대로 5공때 각료 및 전직의원 등과 접촉,은밀히 세력을 규합하고 있으며 김 전교수측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어 접합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권의 신당창당 움직임은 결국 여야당의 공천탈락자가 쏟아지는 12월말 내지 내년 1월중 보다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지만 「이삭줍기」 차원에 그쳐 자칫 공천용 「거품정당」으로 전락할 소지도 없지 않다.<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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