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左)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이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장에서 얘기하고 있다.[사진=조용철 기자]
행사는 사실상 이 전 시장의 대선 출정식으로 치러졌다. 당초 축사를 하려다 취소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이 전 시장과 나란히 입장한 뒤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이 전 시장의 옆자리를 뜨지 않았다. YS는 축사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이야기가 중요한가, 내가 온 게 중요하지"라고 말했다.
100여 명의 기자가 취재 경쟁을 벌인 이날 행사는 10여 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실시간 중계돼 여론 지지율 1위 대선 주자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타고 온 버스들은 행사장 주변을 에워쌌다. 이번 출판 기념회가 대선 출정식을 겸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전 시장은 "그런 건 내가 말하기가 그렇지"라고 했다.
국회의원은 62명이 참석했다.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127명)의 절반이다.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깝거나 중립지대에 서 있는 사람들도 섞여 있었지만 지난달 말 정책간담회 때 참석했던 52명보다 많은 숫자다. 당협위원회 운영위원장(과거 지구당 위원장)들도 63명이 왔다.
행사 진행은 이 전 시장의 측근이자 문화 참모인 연극인 유인촌씨가 맡았다. 성우 배한성.송도순씨가 책 소개를 했다.
◆ 김진홍 목사 축사=김진홍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고문은 축사에서 "현대사회의 중요한 지도력은 국가 경영으로, 국민을 어떻게 행복하게 만드느냐"라며 "이 전 시장의 저서들엔 국가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사명감이 나타나 있다"고 치켜세웠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도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의 보배"라고 했다. 강 대표는 또 "이 전 시장은 청계천 복원, 서울 교통체계 혁신 등 온몸으로 부닥친 성공신화의 보증수표"라며 "이날 소개한 책 제목과 같이 '흔들리지 않는 약속'으로 반드시 한나라당의 정권 교체를 이룩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팬클럽 회원인 god 출신 가수 김태우씨는 축하 무대에 올라 나훈아의 '사랑'을 불렀다. 그는 "앞으로 정치를 하면서 국민을 더 사랑해 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씨는 무대에서 이 전 시장에게 인사를 전하며 "쌍꺼풀이 없고 작은 눈은 우리의 매력"이라고도 했다.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명윤.양정규.이중재.신경식 전 의원 등 원로 정치인과 활안(活眼) 조계종 원로의원, 운산(雲山) 태고종 총무원장 등 종교계 인사, 방송인 송해씨와 김흥수 화백 부부 등의 모습이 보였다. 박근혜 전 대표는 측근인 유정복 의원을 보내 축하했다.
◆ "누가 뭐라 해도 경제다"=이 전 시장은 이날 '대한민국 747을 향한 도전'을 자신의 새로운 브랜드로 내놨다.
'7% 성장, 10년 후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 세계 7대 강국' 진입이란 의미로 이 전 시장 경제 정책의 핵심이다. 이 전 시장은 "최선을 다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면 6% 성장이 가능하고, 지도자가 믿음을 주고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면 7% 성장도 가능하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쉽게 되는 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온 국민의 에너지를 모으면 또 한번의 신화 창조가 가능하다"고도 했다.
'대한민국 747 프로젝트'는 이 전 시장과 자문 교수단이 수개월 동안 머리를 싸매고 만든 이명박표 경제 청사진이라고 한다.
이 전 시장은 "우리 대한민국호가 10년째 항로를 잃고 있다. 선장은 좌표를 놓치고 기관실은 무력하다"며 "이제 다시 길을 찾아 열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 자체가 현장에서 길을 찾아온 과정이었다"며 "이제 나의 현장은 대한민국호"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이대로는 갈 수 없으며, 새로운 길을 찾고 유능한 선장을 찾아야 한다. 누가 뭐래도 경제"라고 강조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