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북 지원정책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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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나라당이 13일 강경 기조를 유지해 온 대북 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6자회담 2.13 합의 이후 가시화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 기류에 동참하려는 노력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북핵 사태의 해결 속도를 주시하면서 한반도 평화 구축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당내에 실무그룹이 구성돼 새로운 한반도 환경에 맞춘 당의 대북 기조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실무그룹에는 정형근 최고위원, 박진 의원 등 당내 북한 전문가들이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 그룹이 결과물을 내면 의원총회를 거쳐 '한나라 평화구상'(가칭)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 틀 안에서 당의 대북 정책을 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는 이날 소속 의원들 앞으로 안내장을 발송해 "당에서 대북 지원 정책이나 관계 정립 방안 등을 여러 각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당 차원의 지원이 가능한지 알아본다는 취지에서 의원들에게 '북한 방문 현황 및 향후 계획'을 15일까지 제출해 달라고도 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의원들의 방북이 이어질 전망이다.

당내 이런 기류에 대해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겨울에는 겨울옷을 입고 봄이 오면 봄옷을 입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지난해 대북 강경 정책을 고집한 것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북 강경파인 김용갑 의원은 "당이 북풍에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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