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도 1조원짜리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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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펀드가 대형화.다양화하고 있다. 수탁액 1조원짜리가 등장했는가 하면, 투자대상도 신흥시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2일 현재 수탁액 1000억원 이상인 역내 해외펀드는 49개에 달했다. 지난해 33개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 불과 두 달여 만에 16개가 불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 불어닥친 중국펀드 열풍의 중심에 섰던 신한 BNP파리바운용의 '봉쥬르차이나주식1'은 올해 들어서만 수탁액이 2045억원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 이 펀드는 지난해 연말 8964억원이던 수탁액이 1조1019억원으로 불어나면서 해외펀드로는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먼저 시작한 국내투자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1조 클럽에 드는 것은 5개에 불과하다.

수탁액에다 운용으로 불어난 자산까지 더한 순자산이 1조원을 넘는 펀드는 더 있다. 봉쥬르차이나주식1(1조1955억원) 외에도 '차이나솔로몬주식1종류A'는 1조997억원, '봉쥬르차이나주식2종류A'는 1조585억원에 달했다.

또 그간 해외펀드는 중국.인도.베트남 등 신흥시장 일색이었다. 그런데 올 들어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이에 맞춰 운용사들은 관련 펀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인도 등의 해외펀드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진 데다 '중국발 쇼크'까지 이어지면서 선진국 시장의 안정성이 부각된 때문이다. 올 들어 최근까지 출시된 일본.유럽펀드는 27개. 지난 한 해 동안 나온 것(32개)과 맞먹는다.

제로인의 최상길 상무는 "중국.인도시장으로 치우쳤던 해외펀드시장이 서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시장으로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해외펀드의 규모가 커질 경우 현지 증권사의 리서치나 자문을 받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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