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에 이름 치면 주민번호가 좌르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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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반 검색 사이트에 이름만 입력하면 회원의 주민등록번호.전화번호 등이 검색 결과로 줄줄이 뜨는 인터넷 사이트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3일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13~24일 네티즌들에게서 개인정보보호 침해 소지가 있는 웹사이트 신고를 받은 결과 회원 정보를 쉽게 빼 볼 수 있는 2백63개 사이트가 신고됐다. 수백~수천명 회원을 가진 인터넷 쇼핑몰.사주팔자.동창회 사이트 등이다.

한 통신서비스업체는 경품 행사 당첨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가 그대로 노출되도록 방치했다.

예컨대 이 사이트들에 '홍길동'이란 이름의 사람이 회원으로 가입했을 경우 다른 사람이 구글.네이버.다음.야후.엠파스 등 일반 검색 사이트에서 '홍길동'을 검색하면 주민등록번호 등이 줄줄이 뜬다는 것이다. 검색 사이트 등에 회원 정보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빠진 것이다.

한편 진흥원은 누군가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회원 가입을 했다고 알려도 이를 고쳐주지 않는 사이트 51개소와, 본인이 원해도 회원 탈퇴를 시켜주지 않는 35곳도 신고해왔다고 밝혔다. 이밖에 개인정보관리 책임자를 알리지 않거나 회원 탈퇴 방법을 밝히지 않는 사이트 등까지 합하면 모두 3천6백25개 사이트가 회원 정보 보호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원 측은 사이트들을 추가 조사해 개인정보보호 관련 조치가 크게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처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사업자들의 정보 보안 의식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이 같은 네티즌 신고대회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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