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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디어 제국' 건설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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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중국은 세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다."(2003년 10월, 루퍼트 머독)

이를 실현하려는 듯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국의 발걸음이 빠르다. 상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개혁.개방 바람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6백73개 신문을 폐간시키고, 87개 신문은 무료로 전환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경제적 이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1949년 중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권력에 대한 견제'를 내건 신문도 창간됐다.

특히 중국은 신문.출판.방송 등의 과감한 통폐합을 통해 대형 미디어 그룹을 인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 모델은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같은 복합 미디어 그룹이다. 방송 개방이 돼도 해외 미디어 거대 그룹과 당당히 맞설 '덩치'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영역 간 소유제한 논란은 뒷전이다.

무엇보다 '디지털'에 관한 중국의 관심은 놀랄 정도다. 디지털의 산업적 효과를 높이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디지털 TV 송출방식으로 유럽형을 채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출발은 일찍 했지만 아직도 전송방식을 놓고 소모전만 벌이는 우리와는 딴판이다.

중국은 2005년께 디지털 방송 1백20개 채널을 확보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방송을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이전까지 디지털 전환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중국을 세계 미디어 '큰손'들이 외면할 리 없다. 이들은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본토 합작, 텔레컴 사업 투자를 통한 우회적 방송산업 진출 등 다양한 전략이 사용되고 있다.

방송영상산업진흥원 강만석 박사는 "미디어의 부가가치를 대폭 높이려는 중국에 비해 우리는 아직도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펴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중국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미디어 산업의 현주소=최근의 개혁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간신문만 2천1백19개이고, 9천38개의 잡지가 발행되고 있다. 또 중국은 미국.일본.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넷째로 큰 미디어 광고시장을 갖고 있다. 지난해 광고대행사의 총수입만 11억달러를 넘어섰다.

케이블 시장 역시 2000년 말에 이미 9천만 시청 가구를 넘었고, 2005년에는 1억2천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택환 미디어 전문기자,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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