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전쟁방화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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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남부군』의 정지영 감독이 또 다른 대작전쟁영화 『하얀 전쟁』연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안정효씨의 동명 원작소설을 영화화하는 이 작품은 월남참전 후 사회에 복귀한 제대병이 폐쇄공포증 등 사회에 적응치 못하는 전쟁후유증을 다룬 일종의 사회 심리물이다.
정감독은 지난 20일 스태프일부와 베트남·태국으로 촬영장소 헌팅 및 현지에서의 군장비·인력동원을 협의키 위해 출국해 현지에 머무르고 있다.
29일 귀국 예정인 정감독은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 호텔에 틀어박혀 시나리오 작업을 끝냈었다.
오는 11월5일 서울에서 먼저 크랭크인 되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어려운 촬영부분인 베트남로케는 우기가 끝나는 내년 1월에 두달 예정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이 영화의 60%쯤 차지하는 전쟁장면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제작진은 헬기 20대, 수륙양용장갑차 10대, 그리고 M16소총·AK소총 각 3백정을 현지 군당국의 협조를 얻어 동원할 예정인데 일이 계획대로 되면 한국 영화사상최대규모의 전쟁신을 스크린에 재현할 것으로 보인다.
『남부군』으로 일본 등지에 잘 알려져 있는 정감독은 불교영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가국내흥행에 실패했지만 이 영화가 동경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세계 각 국으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해외에서 상품가치가 높은 감독으로 평가돼 『하얀 전쟁』도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얀 전쟁』의 주제는 전쟁에 의해 인간본연의 심성이 분해되고 상실되는 모습을 그림으로써 전쟁의 반인륜적 본질을 고발하는 것이다.
정감독은 『이 영화에 자신의 영화인생을 걸겠다』고 밝히고 『남부군 제작에서 체험한 성과와 실수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각본은 정감독과 함께 『파업전야』를 쓴 공수창, 『산산이…』의 조영철 등 젊은 작가들이 가세해 썼다.
제작비도 15억원쯤 잡고 있어 규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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