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한 국향 속에 가을 만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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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화는 예로부터 그 높은 기품과 가을 하늘처럼 맑고 깨끗한 향기로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오던 꽃.
가을이 되면 여러 곳에서 국화꽃 전시회가 열리게 마련인데 한국화훼협회는 26일부터 11월4일까지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제2회 전국국화경진대회를 갖는다.
신세계백화점도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본점 중앙계단에서 가을국화전 및 꽃꽂이작품전시회를 갖는다.
화훼협회 전에는 국화애호가30명, 성남국화단지 등 20개 전문재배단지, 전국의 11개 농업전문대학 및 농업고등학교 등에서 출품한 1천7백여점의 국화작품이 선보인다.
국화는 피는 시기에 따라 춘국, 하국, 추국, 동국으로 나뉘며 가을에 피는 추국이 대표적이다. 또 꽃의 크기에 따라 꽃송이의 직경이 18㎝이상인 대국, 9∼18㎝인 중국, 9㎝이하인 소국이 있다.
재배형태별로는 꽃대가. 곧은 입국, 길게 늘어지는 현애국, 철사 등으로 꽃송이를 붙잡아 매 일정한 틀에 키운 다수대작, 바위나 고목 등에 붙여 키운 분재국 등이 있는데, 이번 전시회에는 위의 4종류·재배형태별로 출품토록 되어있다.
국화는 개화기가 20일∼1개월로 긴데다 추위에 강해 보통 섭씨 15∼20도 상태에서 잘 자라고 꽃을 피우는 특징을 갖고 있다.
대체로 한국에는 3백 종에 이르는 국화가 자라고 있는데 국화작품은 꽃의 높낮이인 키가 같아야 우수한 작품이라는 것이 한국화훼협회 고광룡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예부터 국화는 한국인의 생활과 관계가 깊다. 꽃송이가 작은 재래종 국화는 술에 넣어 국화주를 담가 불로장생의 묘약이라 해 많이 먹었고 음력 9월9일인 중양절에는 국화전을 만들어 먹으며 가을정취를 즐겼다.
햇살 밝은 방의 창호지 문에는 마른 국화꽃을 두 겹 종이 사이에 끼워 발랐고 국화잎은 살충효과가 있어 자연농약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또 야생국화인 감국 꽃의 꽃과 뿌리는 다려 마시면 풍을 없애고 보양·정력에 좋다고 해 차를 끓여 마시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표한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화가 벤젠·포름알데히드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탁월해 실내공기를 맑게 해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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