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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굳어지는 '6월 경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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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일 불심 잡기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충북 단양 구인사를 찾았고(左), 박 전 대표는 부산 삼광사를 방문했다. [사진=조용철·송봉근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6월 경선 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4일엔 각각 충북과 부산을 찾았다. 본격적인 '당심(黨心)몰이'에 나선 것이다. 두 사람 다 겉으론 민생.정책 탐방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역 당원들과 긴밀히 접촉하면서 한 표라도 더 끌어들이려는 득표 전략에 신경 쓰는 눈치다.

6월 경선에 반대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은 이 전 시장을 겨냥, 검증 청문회를 요구했다. 후보 검증 청문회 실시 문제를 경선 시기.방식과 연계해 논의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국 경제 되살릴 것"=이 전 시장은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해 "지금의 경제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국민, 특히 소시민들이 힘들다"며 "어려워지는 한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구인사 방문 후 비공개로 제천.단양 당원 50여 명과 만찬을 했다. 6월 경선을 겨냥한 행보다. 이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이 당원들과 직접 만나면 즉각적으로 (좋은) 반응이 돌아온다"며 "앞으로 지역 방문 때 당원들에게 더 공을 들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전 시장 측이 6월 경선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내 검증 공방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지지율이 높아 경선 시기를 당길수록 유리한 점도 있지만 경선 기간이 길어질 경우 네거티브 공세가 거칠어져 상처를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사심 없는 마음으로 나라 살린다"=부산을 찾은 박 전 대표는 해운대 달맞이 행사, 삼광사 점등법회, 부산.경남지역 미용사회와의 간담회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당원들과의 만남을 빼놓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역시 비공개 일정으로 부산시당 소속 구의원 등 핵심 당원 150여 명과 점심을 함께했다. 오후에 해운대 달맞이 행사에 참석한 당원 수백 명과도 인사를 나눴다. 지난주 6월 경선을 동조한 이후 박 전 대표는 '당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한나라당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을 때 사심 없는 마음으로 국민과 약속을 지키겠다는 자세로 당을 살렸다"며 "그렇게 사심 없는 마음으로 우리나라를 살려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주장했다.

◆"도덕성 검증 청문회부터 하자"=손 전 지사 측은 '선(先) 검증론'을 들고 나왔다. 손 전 지사의 비서실장인 박종희 전 의원은 "후보들에게서 재산.병역.전과.세금 기록을 제출받아 국회의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당내 청문회를 열어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경선준비위원회 산하의 후보검증소위를 후보청문기구로 확대.개편 ▶법조.종교계.시민단체 등 외부 인사들이 참여한 검증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2002년 대선에선 이회창 후보의 장남 정현씨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아 문제가 됐는데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이 전 시장 등도) 가족의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신용호·채병건 기자<novae@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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