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문화 안방침투 시비 일단락/AFKN채널 환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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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돈 들여 UHF로 바꿔줘/부산등 3곳은 남아 논란소지
주한미군이 서울지역 TV채널 인수를 위한 합의각서에 18일 서명함으로써 AFKN채널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됐다.
주한미군은 한국의 TV가 전파를 발사하기 5년전인 지난 57년 TV방송을 시작,한국의 TV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국내 TV보급률이 확대되고 TV방송사가 생겨남에 따라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광역 시청용 VHF중 가장 화질이 좋은 채널2를 외국군이 사용한다는데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고,또 무분별한 미국문화의 안방침투도 비난의 대상이 돼왔다.
미국문화 기준으로는 별 것이 아닌 폭력·섹스물도 한국인의 기준으로는 충격이었고 야간 쇼프로·드라마 등에 대한 시비가 계속됐다.
이에 따라 미국은 군산·대구·춘천·원주 등의 지역방송을 자체적으로 UHF로 변경하기 시작했고,한국측은 파주지역에 이어 88년 서울지역도 채널을 변경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서울지역 방송은 용인·인천·수원까지 전파가 미쳐 한국인의 대부분이 시청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데서 이번 채널 회수가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한국측은 미국의 VHF반환에 따라 미국이 미국내에서 한국계등 소수민족에게 UHF채널을 할애하는 예에 따라 UHF채널을 주기로 했다.
공보처는 VHF채널 2를 환수해도 이 채널을 당분간 사용하지 않는 주파수 대역으로 남겨둘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채널반환 및 미국측에 대한 UHF시설지원 등 기술적인 문제는 체신부가 맡게되는데 현재 서울의 VHF5㎾로 방송되던 지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에 따라 UHF 30㎾로 출력장비를 해줄 방침이다.
AFKN이 92년말까지 UHF로 바뀌면 UHF용 수신기를 갖춰야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진해·부산·대덕 등 세곳의 채널이 VHF로 남아 있고,UHF로 전환하더라도 한국인이 시청가능하다는데서 논란의 소지는 남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남은 지역은 경인지역 채널 전환에 한국이 20억원의 비용을 제공한데서 보듯 예산문제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해외주둔 미군이 있는 곳에서는 모두 전용방송을 하고 있으나 일본등에서는 미군만 볼 수 있도록 유선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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