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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양요때 약탈 외규장각 고서/불 정부에 반환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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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보급등 2백97점/파리박물관 보관 확인/서울대 추진… 정부 연내협상
서울대는 18일 병인양요(1866년) 당시 강화도에서 보관하다 프랑스 함대에 약탈당해 파리 국립박물관에 보관중인 조선왕조 귀중고서 1백91종 2백97점의 규장각 도서의 반환을 추진키로 하고 김종운 서울대총장 명의로 「파리소재 귀중문화재 반환요청서」를 외무부에 제출했다.
서울대가 반환을 요청한 문화재는 경종·정조 등 조선후기 역대왕실의 의궤(왕실의 중요 의식을 다른 문서)·교명(왕의 중요 명령을 적은 문서)·옥책(왕이나 왕비의 책봉에 관한 사항을 적은 문서) 등 모두 1백91종 2백97점으로 이중에는 조선왕실을 새롭게 조명할 국보급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서들은 85년 재불학자 박병선씨가 박물관에서 목록 작성작업을 맡아 확인된 것으로 서울대측은 목록대조를 통해 이 고서들이 1860년대까지 강화도 외규장각(서울 규장각의 분실로 중요 기록보관소)에 보관중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서울대는 이에 따라 프랑스 극동함대가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에 항의,1866년 10월11일부터 한달동안 강화도를 점령했을 당시 이들 문서를 외규장각에서 탈취해간 것으로 보고있다.
지금까지 프랑스에 우리 문화재가 다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목록을 확보해 프랑스에 공식적으로 문화재반환 요청이 제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는 외무부에 제출한 반환요청서에서 『1866년 병인양요때 프랑스군에 의해 약탈돼 현재 파리 국립박물관에 보관중인 희귀 문헌들을 되돌려 받기위해 우리 정부가 프랑스 정부측에 정식 반환요청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서울대의 요청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한뒤 연내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프랑스주재 한국 대사관을 통해 프랑스 정부에 정식으로 문화재반환을 위한 교섭을 제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3년 5월 한국이 가입한 유네스코의 「문화재의 불법적인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협약」은 불법반출 문화재를 원래의 소유국으로 반환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그 적용대상은 72년 2월 협약이 발효된 이후의 것으로 제한되어 있다』고 전제 『그러나 양국 국민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문화협력을 증진한다는 차원에서 프랑스 정부의 협력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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