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후계자가 가져야할 자질 3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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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전적으로 심각한 위험을 회피하는 능력을 갖고 있을 것.

2. 독립적인 생각과 안정적 감성을 가지고 있을 것

3. 인간과 기관투자자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능력이 있을 것.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똑똑한 사람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을 갖고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후계자 선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위의 세 가지 조건을 갖추면 자신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76세인 버핏은 1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투자서한'(Warren Buffet's Letters to Berkshire Shareholders)에서 자기 대신 버크셔 헤서웨이의 투자를 책임질 젊은 인재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핏이 찾는 젊은 인재는 자신과 같은 투자 철학을 갖는 사람이어야 한다. 버핏은 자신이 잘 아는 유망기업의 내재가치를 분석한 뒤 그보다 낮은 가격에 사서 장기간 보유하는 가치투자를 고집하고 있다. 만약 후계자 선정을 잘못한다면 그동안 가치투자로 명성을 날려온 버크셔 헤서웨이의 명성에 누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무척 신중하다.

일단 버핏은 그동안 후계자로 지목돼 왔던 찰스 밍거 버크셔 헤서웨이 부회장이나 자동차보험사 게이코의 투자책임자인 루 심슨 등에 대해 언급했다. 이들의 나이가 너무 많아 일시적인 후계자 이상의 역할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루 심슨은 70세이고, 찰스 밍거도 74세다.

버핏은 "나의 후임으로 버크셔 헤서웨이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할 3명의 뛰어난 후보자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중 보다 젊으며 자신의 투자 철학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버크셔 헤서웨이의 투자책임자로 앉히겠다고 밝혔다.

버핏은 "버크셔 이사진들은 만약 내가 오늘밤 죽게 되더라도 누가 나의 뒤를 이을지 잘 알고 있다"면서 "3명의 후보자 모두 나보다 젊으며, 후계자가 오래 일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사회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에 대한 우려를 의식하듯 "나는 아직도 건강한 상태"라면서 "체리코크와 햄버거를 입에 달고 살아도 될 정도"라고 유머를 잊지 않았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10억달러의 주식과 280억달러의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또 430억달러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막대한 자산을 운용하기 위한 후계자를 찾는다는 점에서 앞으로 누가 후임자로 올라설지 미국 재계에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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