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주차장 유료화 추진 시민 편의외면 거센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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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시가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주차난을 해소하고 일대 교통량을 줄인다는 구실로 시장 구내주차장의 유료화를 추진하고있어 시장이용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시민들은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전철노선이 연결돼있지 않은데다 시내버스도 제한적으로 운행되어 교통이 불편한데 주차료까지 물릴 경우 농수산물 값이 싼 맛에 가락동 시장으로 몰리는 주부들의 시장이용을 막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며 주차장 사용유료화 계획의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락동 시장 주차장을 유료화할 경우 서울시가 거둬들이는 연간 주차료는 1백80억원.
이와 관련, 일부시민들은 서울시가 시장주차난 해소를 빙자해 재정수입을 올리려 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유료화 계획=빠르면 연말부터 일반이용자의 승용차를 대상으로 30분당 1천원씩 주차료를 징수한다는 계획. 이는 도심 1급지 주차장의 주차료와 같은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락동 시장주차장이용차량 5만대 중 60%인 3만대가 일반승용차로 개장당시 8천대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였다』며 『갈수록 심각해지는 주차난 및 시장주변교통혼잡을 막기 위해 도심 1급지 수준의 주차료 부과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시는 일반소비자가 아닌 입주상인들에게는 스티커를 발부, 주차료를 면제해주고 소매상들의 트럭·봉고 등도 무료주차를 허용할 방침이다.
◇시민반발=한 달에 서너 차례 승용차를 이용, 가락동 시장에서 반찬거리·과일 등을 구입하는 주부 손명숙씨 (서울 반포동 주공아파트)는 『가정주부들은 농수산물 값이 싼 맛에 가락동 시장을 이용하고있는데 1∼2시간 머무를 경우 2천∼4천원의 주차료를 물게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된다』며 불평했다.
주부들은 특히 사과 등 과일박스나 채소꾸러미를 들고 시내버스를 타기는 어렵기 때문에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비용부담이 더 커진다며 계획의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대중교통미비=가락동 시장부근을 통과하는 노선버스는 모두 14개가 있으나 시장안 점포에서 정류장까지 최고 7백m 이상 떨어져 있는 데다 채소·과일보따리를 들고 승차하기가 어려워 승용차가 없는 시민들은 대부분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지하철도 송파대로∼시장 앞을 통과하는 8호선이 93년말에나 완공될 예정인데다 현재 가장 가까운 2호선 잠실역까지도 2km이상 떨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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