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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 70%가 2부제 수업|이천교육환경 이것이 문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인천 석정초등학교 2학년4반 서희연양(8)은 2학기초인 지난 9월 첫 주에는 오전 9시20분에 시작, 낮12시30분에 끝나는 오전수업을 받았다. 하루 수업시간은 40분씩 4시간.
둘째 주는 12시30분에 시작, 오후3시40분에 끝나는 오후수업을 받아야했다.
이 학교 1, 2학년은 9개반씩 총 18개반. 그러나 1, 2학년에 배정된 교실은 9개에 그치고있어 1, 2학년 학생들은 같은 반끼리 짝이 되어 일주일 단위로 번갈아 가며 2부제 수업을 받고있다.
즉 1학년1반과 2학년1반이 1개 교실을 공동 사용하면서 한 주는 1학년이 오전반, 2학년이 오후반 수업을 받고 다음주는 2학년이 오전반, 1학년이 오후반 수업을 각각 받고 있는 것이다.
하루 5시간 수업을 받는 3학년은 4시간수업을 받는 1, 2학년에 비해 사정이 더욱 딱하다.
이 학교 3학년은 총 10개 반. 그러나 배정된 교실은 5개 교실에 그치고 있어 홀·짝수 반으로 나뉘어 일주일마다 맞교대로 2부제수업을 받고 있다. 즉 3학년의 경우 오후·오전반 5시간씩 모두 10시간 수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정상수업 시작시간인 9시20분부터 오전반 수업을 시작할 경우 점심시간 50분을 포함하면 오후반수업은 6시10분에 끝나게된다.
반면에 하루 6시간씩 정상수업을 받는 고학년의 경우 9시20분에 수업을 시작해도 점심시간을 포함, 2시50분에 수업이 끝난다. 3학년에 비해 3시간20분이 빨리 끝나는 셈이다.
학교측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키 위해 3학년의 경우 오전반수업을 50분 앞당겨 8시30분부터 시작, 12시30분에 끝내고 점심시간 없이 바로 오후반수업을 시작, 4시30분에 수업을 종료하고 있다.
때문에 3학년 오전반학생들은 다른 학년 학생보다 50분 일찍 등교해야하는 불편을 겪고있다.
89년 3월 개교, 5학년까지 두고있는 이 학교 학생 수는 42개 반에 2천3백6명.
그러나 3층 교사건물의 교실 수는 3개로 교장실·서무실·교무실(2개)·방송실·과학실을 빼고 나면 순수교실은 28개에 그쳐 학급 수에 비해 14개가 부족, 3학년까지 2부제수업의 불편을 겪고있다.
인천시 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시내 1백6개 초교 중 2부제 수업을 실시중인 학교는 전체의 70%인 71개교. 전체 4천1백86학급 중 12.7%인 5백32학급 학생들이 주 단위·월 단위로 번갈아 가며 2부제수업을 받고있다.
만수북초교(교장 최진성·만수2동 867)도 사정은 마찬가지.
83년 3월 신 개발지에 자리잡은 이 학교 학생 수는 65학급에 3천2백40명.
그러나 교실 수는 52개로 학급 수에 비해 13개가 부족하다.
인수초교(교장 이종섭·만수4동 47)는 62개 학급에 학생 수 3천3백47명.
교실 수 46개로 16개가 부족, 1학년 10개반, 2학년 12개반, 3학년 11개반 중 10개반(11반은 전일제 수업 혜택 누림)이 2부제수업을 실시하고있다.
이 학교는 정규수업을 오전 9시에 시작하고 3학년 오전반 첫 수업은 오전 8시30분에 시작, 20분간의 차이가 생기는 바람에 수업시작 및 종료 등을 알리는 차임벨 시간이 서로 달라 학생들이 혼동을 일으키고 있다.
『어린이들은 두뇌활동이 오전 중에 가장 왕성합니다. 때문에 오후수업을 할 경우 집중력이 크게 저하되고 학습능력도 떨어집니다.』
『등·하교시간이 들쭉날쭉해 학생들의 등·하교 지도, 미학습 부진아 지도 등에도 애로가 많습니다.』
『맞벌이 부부는 오후반 자녀들의 목에 아파트 열쇠를 걸어주고 출근해야 합니다.』 학부모·교사·학생들은 입을 모아 2부제수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당국은 예산타령만 늘어놓을 뿐 뾰족한 개선책을 마련치 못하고있다.
인천시 상주인구는 현재 1백82만명에서 95년도 2백36만명으로 늘어날 전망.
이에 따라 초·중·고교 학생수도 현재 37만여명에서 45만여명으로, 초등학생은 현재보다 4만여명 더 늘어난다.
시 교육청은 이에 대비, 1천4백억∼1천5백억원을 투입해 올해 2개교를 비롯, 92년 13개교·93년 8개교·94년 7개교·95년 7개교 등 37개교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나 재원마련방안이 불투명한데다 학교용지 확보 난까지 겹쳐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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