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경비행기 내달 시험비행…93년 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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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리 기술로 설계·제작한 항공기가 창공을 날게될 날이 이제 1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대한항공·삼선공업·한국 화이바 등 3개 업체가 합작한 한국항공우주연구조합의 경비행기 개발책임자 홍용식 박사(59·인하대교수·대한항공 부설 항공기술연구원 부원장)는 『당초 93년까지로 되어있던 항공기개발 시한을 1년 앞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88년부터 항공우주연구조합에서 개발중인 경비행기 「창공91호」는 지난해 과기처의 국책과제로 선정됐으며 4∼5인 승으로 동체길이 7.7m, 무게 7백80kg, 항속거리 1천5백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16일 완성한 동체시험용 1호기는 구조 및 강도 테스트에 합격했으며 오는 28일께에는 실제 비행실험을 할 2호기를 완성해 11월중으로 한라산에서 시험비행을 하게 된다』고 밝히고 『1백% 우리의 설계에 의한 경비행기를 국내 처음으로 제작하게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창공91호는 92년까지 교통부 형식 승인과 감항증명 (비행을 감당할 능력이 있다는 증명)을 받아 다음해부터 대량생산체제에 들어갈 계획이며 앞으로 훈련, 공중취재 및 감시, 레저스포츠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게 된다.
창공91호는 양산체제에 들어갈 경우 1억원대에 공급될 수 있어 같은 수준의 외제 경비행기 가격이 3억∼4억원대인 점을 고려할 때 국제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창공91호의 설계·제작은 완전히 우리 기술로 하되 소재와 부품은 수입한 부분이 많다』면서 『알루미늄 합금·강화 플라스틱·유리섬유·탄소섬유 등 소재 중 유리섬유와 17종의 알루미늄 합금은 국산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3천여종 4만여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지는 창공91호의 개발에 대해 그는 『부문별 엔지니어들이 자기가 맡은 부품을 튼튼하게 만들려다 보니 자꾸만 항공기 중량이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어 무게와 강도 사이의 역학관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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