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면세점' 쟁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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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인천국제공항의 면제점 자리 차지하기 경쟁으로 관련 업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2년 개항(開港) 이후 입점해 온 네 면세점의 사업권이 내년 2월 만료됨에 따라 다음달 중 면세점 재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대상 면세점 사업자는 롯데와 AK(애경).듀티프리코리아(한국관광공사).DFS(LVMF)다.

9000억원 규모의 '황금알 낳는 시장'에 기존 사업자가 다시 응찰할 것은 물론이고 국내 면세점 사업자들과 해외 사업자 세 곳이 더 뛰어들 태세다. 해외 출국자가 2년 연속 15%씩 늘면서 면세점 시장도 연간 두자릿수의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게다가 내년 7월부터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연결된 신축 탑승동이 가동되면 면세점 면적은 50% 가까이 커진다. 면세점 사업자도 기존 네 곳에서 대여섯 곳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각 업체의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면세점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한 1위 롯데도 마음을 놓지 못한다.

인천공항 재입찰을 위해 특별 팀을 만든 롯데 측은 "스위스 듀프리 같은 해외 면세점 업체까지 인천공항에 눈독을 들인다"며 "기존 사업실적이 많다고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라도 '인천 입성'의 꿈에 부풀어있다. 서울 시내 면세점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2위 업체 신라는 5년 전 인천공항 사업자로 선정됐다가 높은 입찰가를 감당하지 못해 입점을 포기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사업자 선정에는 입찰가와 사업 실적이 두루 고려할 것"이라며 "상반기 안에 사업자 선정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매각 의사를 밝힌 SKM면세점을 누가 인수할지도 관심거리다. SKM면세점의 최대주주인 KTB네트워크가 SKM면세점 지분 96%를 공개 매각하겠다는 것. SKM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라는 노른자위 공간에 1275평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은 450억원에 불과했다. SKM 측은 "루이뷔통.샤넬 같은 인기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한 게 원인"이라며 "면세점 경험이 풍부한 곳이 주인이 되면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다.

SKM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애경으로 알려졌다. 애경은 지난해 경기도 분당 삼성플라자를 인수하면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된 신라호텔과 현대백화점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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