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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월공단, 중국 칭다오 공단과 비교하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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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경기도 안산에서 컴퓨터를 만드는 중견 S사는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10%에 달해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 회사 공장장은 "임금이 더 오르면 수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워 중국으로 공장을 옮겨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일 내놓은 '한국 안산 반월.시화 공단과 중국 칭다오(靑島)공단의 투자환경 비교' 보고서를 보면 임금 이외에도 땅값.가용인력.법인세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우리나라의 생산 환경이 중국보다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칭다오 기술개발구(공단)의 생산직 근로자 월급은 7만~11만원인데 비해 안산 국가산업단지(공단)는 1백만원대로 10배에 달했다.

특히 안산공단은 외국인 생산직이 30%에 달해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 10~15%의 임금상승 효과로 수출단가를 10% 안팎 높일 것으로 추산됐다. 또 칭다오의 토지 취득금액은 평당 4만8천5백10원인데 비해 안산공단은 약 40배인 2백만원이었다.

한국의 법인세는 27%지만 중국은 외국인 투자법인에 대해 법인세를 소득세로 전환해 15%를 거두는 데 그쳐 세금 격차도 두배 가까이 됐다. 공업용수와 전기 요금 역시 중국이 낮았다.

중소업계의 난제 가운데 하나인 구인문제를 봐도 안산공단은 사람이 없어 외국인 근로자 4만5천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칭다오는 취업 예비군이 16만명에 달한다고 조사됐다.

특히 안산공단은 투자유치에 성공한 공무원에게 별다른 보상을 하지 않지만 안산과 자매결연한 중국 안산(鞍山)공단은 총투자금액의 1~5%를 포상하는 파격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대조됐다.

전경련의 이승철 조사본부장은 "한.중간 투자환경이 크게 벌어진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임금인상 압력을 덜고 기업가 의욕을 일으켜 생산시설의 중국 탈출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안산과 칭다오는 두 나라의 대표적 중소기업 공단이며, 칭다오의 경우 우리 중소업체가 많이 나가있어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고 전경련 관계자는 덧붙였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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