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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국 '온 에어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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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기대 방송국이 ‘대학생 비보이 콘테스트’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인터넷 게임방송 진행자인 류신((右).예명)씨가 스튜디오에서 중계하고 있는 장면.

'노는대학TV'. 인터넷 생방송 사이트인 아프리카TV의 채널 중 하나로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을 중계하는 곳이다. 이곳의 주인은 '소닉'과 '류신'이라는 예명을 갖고 있는 두 명의 방송 진행자다. 초기엔 스타크래프트 공략법만 강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부터는 실력 있는 아마추어 선수끼리의 대결을 주선하고 이를 생중계하고 있다. 스스로 게임을 기획하고 이를 중계까지 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두 사람이 지난해 4월부터 11개월 동안 방송을 내보낸 시간은 6090시간(약 254일.재방송 포함). 방송을 즐겨보는 시청자만 6만 명이다. 이들은 아프리카TV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한 케이블TV의 고정 출연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동영상 채널'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지난해 3월 초 '1인 방송국'을 지향하며 서비스를 시작한 아프리카TV는 최근 누적 생방송 횟수가 1000만 건을 넘었다고 26일 밝혔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한 번이라도 생방송을 한 사람은 110만 명. 초기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관심사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것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노는대학TV'처럼 제법 '방송의 틀'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동영상 채널은 그동안 소외됐던 행사에도 힘을 실어줬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1~24일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동계체전을 올해 처음 생중계했다. 지상파나 케이블TV에선 방송되지 못했지만 아프리카의 운영회사인 나우콤의 지원을 받아 대회를 성공적으로 중계했다. 대학방송국도 인터넷 방송의 강자로 등장했다. 중앙대 방송국은 지난해 11월 유명 가수를 초청해 아프리카TV의 채널에서 공개 생방송과 토크쇼를 생중계했다. 경기대 방송국도 같은 시기 '대학생 비보이 댄스 콘테스트'를 아프리카를 통해 6시간 동안 생중계했다. 시청자가 4만 명에 달했다. 자체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채널까지 확보됐으니 재미만 있다면 얼마든지 일반 시청자도 끌어들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이나 시민단체도 독자적인 동영상 채널을 갖기 시작했다. TV포털인 곰TV는 지난달 말 기업이나 시민단체 40곳이 운영하는 전문채널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문화센터에서 하고 있는 각종 문화강좌와 관련한 동영상을 올려놓았고, 하나투어는 여행지 정보 등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곰TV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 관련 동영상을 올리려는 시민단체와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곰TV는 일반인도 개인 채널을 가질 수 있도록 오픈 채널을 시범 서비스하고 있다. 저작권 침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채널 개설자가 지정하는 30명에게만 동영상을 공개한다. 올려놓은 동영상이 무차별적으로 퍼날라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김원배 기자

☞개인 방송채널 어떻게 만드나=아프리카TV는 반드시 생방송을 해야 한다. 회원 가입을 하고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방송을 할 수 있다. 방송을 위해서는 동영상을 촬영하는 '웹캠'이 있어야 한다. 판도라TV의 채널이나 곰TV의 오픈채널은 동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놓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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