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부딪치는 문제 끊임없이 고민해 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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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글 실력 늘리기

많은 수험생이 주 1회 정도의 논술학원 수업을 하거나 수능이 끝난 후 대학 입시가 닥쳐서야 논술을 대비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논술 대비는 여러 전문가가 지적하듯 논술 실력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논술에서 강조하는 배경지식은 무작정 쌓아나가는 것이 아니다. 학생 개인이 생활하면서 겪는 일들과 얻은 지식을 다시 한 번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봐야 활용가능한 배경지식이 된다.

# 문제의식에 따라 정보의 양과 질이 달라져

그리고 이런 문제의식의 여과를 거쳐야만 논술문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칠 근거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다.

그러면 문제의식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쉽게 말하면 같은 노력을 해도 어떤 학생은 점수가 올라가고, 어떤 학생은 점수가 올라가지 않는 학생이 있다.

그 이유는 공부 과정과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무작정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기 때문이다.

만약 성적이 잘 올라가지 않는 학생이 자신의 공부 스타일과 방법.시간배분을 비롯해 자신의 장·단점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공부 계획을 짠 후 실천했다면 같은 노력을 한 다른 학생들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성적이 잘 올라가지 않는 학생이 자신의 공부 과정과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게 한 힘이 바로 문제의식이다. 같은 길거리를 걸어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얻는 정보의 질과 양이 달라진다.

아무 문제의식 없이 길을 걷는 학생에게 그 길은 매일 겪는 반복 경험에 불과하다. 하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진 수험생에게는 매일 걷는 길은 도시문제·대중교통 문제·장애인 이동권·각종 홍보물과 확성기 소음 등에 관한 의미있는 경험일 수 있다.

이런 경험들이 다양한 논술 주제와 맞닥뜨리게 되는 수험생 개개인의 문제 해결 능력에 결정적인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다.

# 현실 문제에 대한 고민이 바탕 돼야

이처럼 논술은 단기간의 학습을 통해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 전반을 통해 단련된 수험생의 문제의식 즉, 비판적 사고능력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논술을 위한 글 쓰기도 현실에서 부딪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인터넷은 이런 면에서 수험생에게 가장 좋은 학습 도구다.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방대한 주제에 관한 토론과, 참여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통해 수험생은 자신의 글 솜씨를 시험하고 평가받을 수 있다.

친구에게 보내는 메일을 비롯해 미니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쓰는 자유로운 글쓰기부터 언론사 홈페이지나 포털뉴스 밑에 쓰는 의견 달기까지 자신이 평소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글쓰기를 보다 세심하고 주의 깊게 해보자.

원래 논술시험의 도입 배경 중 하나가 상대방과 합리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설득할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 필요한 시민의 육성이라는 점을 기억해 보자.

형식이 논술문이 아니더라도 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타인과의 의사소통의 글쓰기라면 논술문이 요구하는 상대를 설득하는 글쓰기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생활 속 글쓰기는 논술 대비뿐만 아니라 자기 수양의 글쓰기도 될 수 있다.

거인의어깨 논·구술연구소(02-564-3688, www.estudyca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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