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해외주둔군 95년까지 철수/주비대사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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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도 상응조치 취해야”
【마닐라 AFP=연합】 소련은 오는 95년까지 모든 해외주둔군을 철수시킬 계획이며 미국에 대해서도 90년대말까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소련의 한 고위외교관이 26일 밝혔다.
비탈리 쿠츠크 주필리핀 소련대사는 이날 마닐라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이제 전적으로 달라진 조건하에서 세계안보문제를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소련의 동남아문제 전문가인 쿠츠크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필리핀주둔 미해군기지의 앞날이 불투명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그는 소련이 자유세계에 동참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군사기지보유의본질적인 의미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소련은 베트남 캄란만 해군기지를 매우 중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수빅만에서 미군이 철수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련은 오는 2000년까지 세계 도처에서 모든 해외주둔군을 철수시키자는 제의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를 위해 오는 95년까지 모든 해외주둔군을 철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쿠츠크대사는 밝혔다.
쿠츠크 대사는 또 일부 아시아 소국들이 중국과 일본·인도가 미군철수로 인한 공백을 채울 것인가의 여부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시인하면서 군소국가들이 참가하는 지역협의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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