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해저터널 '불씨' 되살아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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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일 해저터널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까. 1980년대부터 말만 무성한 한.일해저터널 구상을 놓고 한국과 일본에서 불씨 살리기가 한창이다.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양형일 의원실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일 해저터널연구원이 주관한 '한.일 해저터널 연구개발 세미나'가 열렸다. 이자리에서는 한.일 해저터널 구상의 장단점, 세계적인 해저터널의 현황 등이 소개됐다. 지난해에는 이를 한국에서 연구할 단체로 한.일 해저터널연구원이 사단법인으로 발족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고이즈미 정부에서 법무대신을 지낸 노자와 다이조가 일.한 터널연구회장을 맡아 힘이 실리고 있기도 하다. 신장철 숭실대 일본어학과 교수는 "한.일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한국이 동북아지역 공동체 형성의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건설에 필요한 기초조사를 서둘러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일 해저터널은 부산(또는 거제도)과 일본 남부를 해저터널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일본 측이 구상한 전체 건설 구간은 200~240㎞로 건설되면 세계에서 가장 길다. 여기에 시속 700㎞의 초전도 자기부상열차를 달리게 하면 한.일 간을 1시간 이내 거리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 터널을 건설하면 '일본에만 좋은 일 시킨다'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조금씩 일고 있는 한.일 해저터널에 대한 논의가 얼마만큼 여론 형성에 기여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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