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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14만원 벌어 월37만원 저축/한국인「금융관행」 어떻게 바뀌었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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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가구주 젊을수록 저축률 더 높아/돈 빌릴때 은행·할부·계·사채순
우리나라의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1백14만원으로 이중 37만원은 저축에,12만원은 빌려쓴 돈에 대한 원리금상환에 들어간다.
우리국민들은 일반적으로 「저축은 생활에 부담이 되더라도 해야 하는 것」(62.7%)으로 여기고 있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설과는 달리 할부구매에는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또 주택마련에는 6천6백만원쯤을 잡고 있으며 이중 70%는 자기 돈으로,나머지는 대출이나 부모보조 등으로 조달할 생각을 갖고 있다.
국민경제제도 연구원이 전국의 1천5백가구를 표본으로 지난 7월에 실시,23일 발표한 「한국인의 금융관행」에 따르면 저축을 하는 주된 요인으로는 자녀의 교육비나 결혼자금(34%)이 가장 많고 다음이 토지 및 건물구입·신증축 등(25.3%)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월평균 저축액은 37만원으로 소득의 32.5% 수준이며 이같은 저축률은 연령별로는 가구주의 나이가 젊을수록(20대 37.7%,50대이상 28.1%) 높으며 소득수준별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국민 스스로 느끼는 소비수준은 소득에 비춰 적정하다(43.1%)가 가장 많으나 많은 편이라는 응답(33%)도 전체의 3분의1을 차지했다.
장래 가장 걱정되는 경제문제는 자녀 교육비라는 응답(40.6%)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주택마련(23.1%),자녀 결혼비용(14.3%)의 순이었다.
이자율이나 물가·소득 등이 저축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우선 이자율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이자율이 오른다고 생활비를 줄여 저축을 늘리지는 않겠다,57.1%) 반면 소득에 대해선 「소득이 늘면 소비보다 저축을 더 많이 늘리겠다」(72.3%)는 반응을 보였다.
물가가 오를 경우(약 10%)에도 저축을 현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과반수(51.7%)를 차지했지만 저축을 줄이겠다는 답도 38.4%나 됐다.
또 물가가 연 10%이상 오를 것이 예상될 경우 예금·적금 등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응답에는 48%가 그대로 둘 것이라고 답했지만 30.1%는 부동산을 살 것이라고 답했고 특히 월소득 1백50만원초과 계층은 부동산구입(41.1%)에 더 적극적 의사를 나타냈다.
예기치 못한 목돈이 생겼을 경우에는 은행예금·적금등(43.5%)보다는 부동산투자(47.9%)를 하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조사대상중 계를 들고 있는 가구는 31.3%,사채를 쓰고 있는 가구는 13.7%로 나타났다.
국민주 이외의 주식에 투자를 했거나 또는 한 경험이 있는 가구는 전체의 15.7%에 불과했고 국민주에만 투자 또는 투자경험이 있는 가구가 28.5%,주식투자경험이 전혀 없는 가구가 55.8%로나타나 본격적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가구는 6가구중 1가구에도 채 못미쳤다.
본격적인 주식투자를 하는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단기간에 큰 이익을 볼수있다」는 이유가 가장 높은 응답률(44.1%)을 보였다.
전체가구중 3분의2(69.7%)가 어떤 형태든 빚을 지고 있고 매월 12만원을 원리금으로 갚고 있으며 빌려쓴 곳은 금융기관대출(32.3%),판매회사할부(31.2%) 등의 비중이 높았고 계(18.5%)와 사채(16.6%) 비중도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빌려쓴 돈은 주로 주택·토지구입자금으로 쓰였으며 주식구입등 재테크를 위해 빌려썼다는 응답도 20%를 넘었다.
할부구입에 대해서는 과반수(54.2%)가 이용하지 않거나 꺼린다고 답했고 17.9%는 「이자부담이 커 손해보는 느낌이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쓴다」고 응답,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신용카드는 38.5%의 가구가 갖고 있었으며 카드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한 신용카드 사용액은 월평균 15만원으로 나타났고 카드사용자중 과반수(50.9%)가 카드사용으로 소비가 늘었다고 답했다.
무주택자(42.6%)의 55.4%가 5년안에 내집마련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들은 평균 6천6백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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