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강문석 대표 주주제안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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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회장이 아들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와 전면전을 선언했다. 강문석 대표가 제안한 이사후보자 추천을 거부했다.

동아제약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를 대표자로 한 이사후보자 추천에 관한 주주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강문석 대표 본인을 포함한 추천 후보들이 과거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거나 동아제약과 이해관계가 있고 또 전문성과 적격성 모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동아제약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주주제안이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 경영자가 중심이 된 경영참여 요구이며, 회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상반되고, 추천한 이사 후보자들의 적격성에 문제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 주주제안에서 밝힌 사람들의 경영참여는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주주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공식적으로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의 부적격 사유에 대해서도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는 이사후보자의 적격성을 중심으로 주주제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 졌다"며 "특히 전임 경영자의 부실경영과 투명하지 못한 업무진행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우선 강문석 대표가 동아제약에 일하던 당시 국제사업부 부실에 대한 책임이 있고 일부 불법행위도 발견됐다고 동아제약은 주장했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매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본업과는 상관없는 조립식풀장, 원단, 쌀 등 중계무역을 했지만 200억원의 해외 누적 부실채권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동아제약은 주주의 이익으로 돌아가야 할 회사 순이익이 전액 대손 충당금으로 설정,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강문석 대표가 동아제약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했던 2005년 문제점도 지적했다. 동아제약은 강문석 대표가 당시 대표이사 및 용마유통 감사신분으로 내부정보 활용, 2005년 주당 가치가 현저하게하락할 것을 알면서도 2004년 말 개인이 보유한 수석무역 주식 1만7000주를 당시 주식평가액보다 15% 높은 주당 10만6585원에 용마유통에 매각, 용마유통에 손실을 입혔다고 강조했다.

이후 주식평가액이 하락한 2005년 4월 이 주식 2만2100주를 주당 4만6000원에 4개월만에 다시 매입, 8억5000만원의 시세차익을 획득하고 수석무역을 개인회사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회사자금의 개인적 사용도 언급했다. 동아제약은 강문석 대표가 회사의 공금 2억5000만원을 친인척의 주식 매입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지금까지 밝혀진 부당한 업무집행으로 인한 손실만 수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계열사 투자 및 지원에 따른 손실도 언급했다. 계열사 보고투자의 무리한 부동산 투자 등으로 463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DAC 49억 등 계역사 부실이 8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동아제약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유상증자 등을 통해 852억원을 투입했다.

강문석 대표 외 추천 인사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시했다. 강문석 대표가 주주제안에서 상근이사로 추천한 지용석 한국알콜 대표는 사업연관이 없는 회사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어 동아제약 상근이사를 겸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후보인 최승진 씨 역시 강 대표의 주주제안 등 법률업무 대리인으로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등 다른 이사 후보자들의 적격성과 전문성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동아제약은 "위와 같은 과거 불법행위로 인해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며 "현 경영진은 2005년 이후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과거에 누적된 부실을 상당부분 정리했고 국제사업부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 부실경영에 책임을 느껴야 할 전임경영자가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다수의 주주 이익에 상반되는 것"이라며 "회사의 미래가치가 훼손될 수 있으며, 전임경영자의 경영참여 반대는 '단순히 부자간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의사결정'"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동아제약은 주주가치의 극대화와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외이사 추천 자문단'을 구성, 객관적이고 역량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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