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 뛴 성적, 나도 놀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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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평학원 학생들의 오리엔테이션 장면.

H군은 고3 때 수능에서 277점(표준점수)을 받았다. 그는 사관등용문학원에서 재수 후 2007학년도 수능에서 506점을 획득했다. 1년 만에 무려 229점이나 뛴 것이다.

올해 건국대 법대 4년 장학생으로 합격한 박찬솔 군. 그는 2006학년도 수능에서 언.외.수는 3등급, 사탐은 6등급이었다. 수도권 대학도 가기 힘든 성적이었다. 그는 지난해 포천한샘학원에서 기숙하며 공부했다. 그 결과 2007학년도 수능에서 4개 과목 모두 1등급으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건국대에 합격한 유운열 군. 유 군은 고교 3학년 때 지방대나 전문대에 갈 생각이었다. 수능 성적이 나빴기 때문이다. 그는 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포천한샘학원에서 먹고 자며 재수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숙학원에서 숙식하면 공부한 결과, 성적이 그 전해보다 껑충 뛰어 고교 때보다 2~4단계 더 나은 대학에 진학했다는 것이다.

비단 이들 뿐만은 아니다. 기숙학원에서 재수 후 성적이 큰 폭 상승하는 학생들은 더 있다. 사관등용문학원이 2007학년도 수능 성적을 각 반별로 집계한 결과 1년 전보다 반 평균 140~170점(표준점수 기준)이나 올랐다. 모두 5개 반 중에서 2006학년도 수능 점수가 가장 높았던 충(忠)반의 경우 151점이 향상됐다. 가장 낮았던 예(禮)반은 174점이나 올랐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 하는 학생보다 중하위권 학생들이 더 성적이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수를 한다고 해서 다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떨어지는 학생도 많아요. 하지만 기숙학원에서 공부할 경우 50점, 잘 하면 100점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기숙학원의 큰 장점이지요."

박영수 포천한샘학원 원장의 말이다. 어째서 이렇게 큰 폭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집이나 재수 종합학원에서 공부할 때와는 달리 생활습관부터 확 바꿔 공부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양주 정일학원은 학생들이 입소하면 처음 2주간 혹독한 '습관 고치기' 훈련부터 한다. 김진덕 원장은 "생활습관과 마음가짐부터 바로 잡는 정신교육이 수능에서 성공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 기간 중 학생들은 대입에서 실패한 원인이 잘못된 생활습관과 공부 방법에 있음을 깨닫게 하고 각오부터 다지게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재수를 하게 되면 고교 때와는 달리 주변 유혹에 훨씬 많이 노출된다. 술집.당구장.PC방.노래방.경마장 등 유혹의 손길은 주변 곳곳에 널려 있다. 학업에 전념하다가도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는 또래 친구들을 보면 더욱 강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자연히 유흥시설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기숙학원에서 공부하면 이런 유혹과 차단된다.

기숙학원들은 학생들이 좋은 생활 습관 아래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를 위해 각 반별로 생활담임을 둔다. 이들은 일과가 끝날 무렵 출근해 학생들과 함께 밤을 보내며 학생 상담도 한다.

학습량이 많다는 것도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숙학원의 장점이다. 학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오전 6시30분 기상해 자정까지 공부한다. 하루 17시간 이상을 공부하게 된다. 집에서 종합학원에 다닐 경우 가는데 1시간, 오는데 1시간으로 두 시간 정도를 통학에 허비하기 마련이다. 그 시간에 매일 2시간씩 자신이 부족한 과목을 공부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과목이라도 공략할 수 있다고 학림원 양인모 부원장은 말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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