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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57년 만에 라디오 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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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원로배우 최은희(81.사진)씨가 반세기 만에 마이크 앞에 섰다. 다음달 3일 오후 11시5분 방송될 KBS1 라디오 드라마 'KBS무대'의 '고모'(극본 고은정, 연출 이상여)에 출연키로 한 것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라디오 작품에 나온 것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경남 진해의 한 영화 녹음실에서였다.

최씨는 "그 이후 영화에 전념하느라 라디오 드라마엔 출연 못했다"며 "지금 마치 처음 마이크를 잡았을 때처럼 떨린다"고 말했다.

'고모'는 방송 80주년과 'KBS무대' 방송 5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극. 한 가족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겪는 고통과 갈등을 통해 암울했던 우리 현대사의 이면을 그렸다.

최씨는 "방송국이 정동에 있던 시절부터 '언니, 동생' 하던 고은정 작가의 요청으로 선뜻 출연을 결정했는데 녹음 한 달 전부터 떨려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씨는 5년 전 남편 고(故)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뮤지컬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출연한 이후 특별한 연기 활동이 없었다.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마친 최씨는 "영화를 찍고 나면 언제나 그랬듯 '더 잘할 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고 밝혔다.

"이번 드라마로 제가 아직도 연기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도 하고 나니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TV드라마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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