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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흡연 문제 외면한 '담배 소송 1심 판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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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그러나 이번 판결은 가장 중요한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문제에 대해 외면하고 있다. 비록 간접흡연이 이번 소송의 주된 쟁점이 아니라 해도 판결 내용은 국민건강권을 무시한 처사라 생각한다. 흡연자보다 비흡연자가 월등히 많은 상황에서 비흡연자가 가정이나 공공장소에서 흡연자 때문에 자기 의지로 담배 연기를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얼마 전 간접흡연을 한 흰쥐가 금방 죽는 끔찍한 실험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간접흡연의 피해가 이처럼 명백한데도 청소년들이 많이 출입하는 PC방이나 당구장 등에선 간접흡연자들이 담배 연기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의 흡연이 늘어나고 건강마저 해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불법 흡연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단속 경찰관을 대폭 늘리고 있다. 태국.말레이시아도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금연장소에서 적발된 흡연자에게 엄청난 벌금을 매긴다. 우리도 비흡연자들을 우선 배려하는 이런 나라들의 정책을 벤치마킹해야겠다.

이인세 충남 천안시 다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