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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연고자에 유해 돌려줬으면…-황현성<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류2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6·25동란 때 납북되었거나 월북한 사람들의 소식이 40년만에 들려 오고 있다.
중앙일보의 노력으로 고당 조만식 선생의 최후가 밝혀진데 이어 그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춘원 이광수의 최후도 밝혀졌다. 더구나 춘원의 3남 이영근씨가 평양에 가 선친의 분묘를 확인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또 그 과정에서 여러 납북인사들의 묘도 확인됐다고 한다.
고당은 현재 국립묘지에 가묘로 모셔져 있는데 대통령의 지시로 선생의 두발 등을 안장할 유택이 마련되게 됐다.
나는 이를 계기로 선생의 유해가 서울에 송환될 수 있도록 북한측에 협조를 호소한다. 비운에 간 선생은 장례도 못 치렀을 줄 알지만 그래도 어디 엔가 음택이 보전돼 있으리라고 믿으므로 인도적 차원에서 유가족이 있는 남쪽에 보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묘가 확인된 이광수·원세훈 등 제씨는 물론 납북되어 타계한 안재홍·김규식 박사 및 미확인된 인사들의 유해, 설사 월북자라 하더라도 유가족 곁에 잠들게 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동란 때 실종된 미군의 유해조차 돌려주는 북한당국이고 보면 동포끼리 이만한 애정은 베풀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화해의 시대를 맞아 아직 국교도 없고 이념도 다른 중국에서조차 항일투사들의 유해가 속속 본국으로 봉송돼 오고 있고 불원간 소련으로부터도 보내올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남쪽에 매장된 시신 중 북한에 있는 연고자가 원한다면 한국정부도 이를 허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처럼 쉬운 것부터 남-북한간에 문제를 풀어 나가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남-북 회담의 실마리도 쉽게 찾아질 것이다.
피는 물보다 진한 것, 사자의 유골에 사상이 없을 리 없으니 일체의 흥정이나 아집을 버리고 유해교환의 장이 열리기를 건의한다.
황현성<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류 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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