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관련 질환사 하루 8청여명 담배수출국 통상압력 중지하라"|아시아-태평양 금연연총회·학술대회 막내려|한·중등 16국 금연운동가 공동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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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됐던 제2차아시아·태평양 금연연합회(APACT)총회및 학술대회가 3일간의 행사를 끝내고 막을 내렸다.
이 대회는 최근 미국담배회사들의 「황금시장」으로 주목돼 집중공략을 받고있는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금연운동에 관한 공동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뜻깊은 대회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중국·홍콩 등 16개국에서 참가한 금연운동가·학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담배수출국 정부의 무역통상압력과 여성·청소년층을 겨냥한 담배판매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는등 연대적인 금연운동을 결의했다.
「21세기에 담배연기없는 아시아」라는 슬로건아래 열린 대회에서는 ▲각국의 흡연실태▲흡연의 건강영향▲흡연의 경제적 영향▲정책규제등을 주제로 50여편의 논문과 주제강연이 있었다.
특히 전세계 담배회사들이「제1의 적」으로 꼽는다는 영국출신 홍콩 금연운동가 주디스 메케이박사와 간접흡연과 암과의 관계등을 연구해온 세계적인 담배연구 권위자인 일본의 타케시 히라야마교수, APACT 사무총장인 미국의 테드 첸교수 등이 참가했다.
테드 첸교수는 『현재 흡연과 관련된 질환으로 전세계에서 하루 8천여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이는 2020년에 이르면 2만8천여명으로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간접흡연의 해독을 연구해온 일본의 히라야마교수는 흡연하는 남편을 둔 아내는 간접흡연으로 인해 폐암·유방암·부비동암·뇌종양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비흡연 남편을 둔 아내들에 비해 매우 높다고 말하고 『흡연은 서서히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자살행위일 뿐아니라 다른 사람도 죽이는 살인행위와 다를바 없다』고 경고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그간 금연연구자들사이에서 논쟁이 돼왔던 「흡연자와 비흡연자중 누가 더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는가」에 관한 논문도 발표됐다.
연세대보건과학대학 이규식교수는 지난88년 교직원및 사립교원 교직원 의료보험관리공단의 피보험자 3만여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의료비지출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88년 화폐가치로 환산할때 20∼29세 연령군의 경우 일생동안 약 10만3천원, 50∼59세 연령군은 약16만9천원이 더 지출되는 것으로 계산됐다(흡연으로 인한 생산성저하, 간접흡연, 담뱃불화재에 의한 손실은 제외).
한편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과 오희철교수는 피부를 통한 니코틴 공급으로 담배끊는 법의 효과를 발표했다.
붙이는 멀미약과 같이 피부에 붙이면 체내로 니코틴성분을 공급, 흡연효과를 간접적으로 주는 이 「니코틴패치」는 오교수의 실험결과 약62%의 금연성공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문경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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