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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아프리카에 눈돌릴 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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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제 아프리카로 눈을돌릴 때입니다. 아프리카는 양질의 지하자원이 풍부한 만큼 자원을 이용할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좋은 시장이 될수 있습니다.』
22년전 맨손으로 검은대륙 아프리카 가나공화국으로 건너가 지금은 가나 최대의 수산재벌로 성장, 가나 정·재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있는 김복남씨(58)가 26∼30일 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총장 현경대)에서 실시하는 제5기 해외지역교포연수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고국을 방문했다. 『사회주의노선을 걷고있던 가나도 최근의 소련사태에 자극,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가나는 공업용 다이아몬드, 알루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트, 양질의 코코아, 목재, 수산물등 자원이 풍부한 나라』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현재 가나는 외국의 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있는 상태고 투자후 2년간은 면세혜택도주고있어 조건이 좋은편』이라면서 『국내기업들도 가나로의 진출을 시도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우리정부가 가나에 1천3백만달러의 경제원조자금을 지원해준 이후 친한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동시수교국이면서 사회주의국가인 가나가 친한으로 돌아선데는 김씨의 「민간대사」 역할도 크게 작용했다.
김씨가 가나로 건너간 것은 69년. 국내 수산회사 주재원으로 파견됐다 75년 회사가 부도를 내철수했으나 고국으로 돌아가 마땅히 할일이 없다는 생각에서 가나에 남기로 결심했다.
회사가 남긴 낡은배 2척을 현지회사의 요구대로 대리운영하던 김씨는 78년 덴마크인의 자금을유치, 이배를 인수하고 AFKO(아프리카코리아)수산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허리띠를 졸라매고 악착스럽게 일한 결과 10년만에 대형선 17척을 보유한 가나 최대의 수산회사로 일어섰다.
김씨는 수산외에도 AFKO건설·냉동·선박수리회사등도 계속 설립, 계열회사를 늘러갔다. 종업원수는 교포 2백50여명, 현지인 8백여명등 1천명이 넘는다. 연간매출액은 1천5백만달러(한화 약1백억원).
김씨는 이밖에 농업에도 손대 가나에 우리의「새마을운동」을 소개, 뿌리내리고 있다.
85년 가나정부로부터 4백만평의 땅을 임대, 한·가나 새마을농장을 설립하고 농사를 충분히 지을수 있는· 기후와 자연조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농업에 눈을 뜨지 못한 가나에 영농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가나를 농업국가로 키우고 싶다』는 그는 86년 가나농촌개발부장·차관을 한국으로 데러다 새마을운동본부에서 새마을 교육도 시켰다.
이와함께 자신의 농장에서 가나인들에게 한달간씩 무료로 영농교육도 시키고있다.
김씨는 또 태권도를 가나에 보급시킨 것을 계기로 가나의 「체육계대부」로 떠올랐다. 88년 가나올림픽위원으로 발탁된 그는 서울올림픽때 43명의선수·임원단을 이끌고 오기도 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보조금을 뺀 모든 경비는 김씨가 부담했다.
다른나라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나라에서 벌어들인 이익금을 그대로 본국으로 가져가는 풍토에서 김씨는 그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가나정부는 물론 국민들에까지 신임받는 외국인이 됐다.
이때문에 20여년의 가나생활동안 여섯차례 정변을 겪으면서도 김씨의 사업은 계속 번창할수 있었다.
김씨는 7백여 한국교포들의 교민회장도 맡고 있다. <정재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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