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자씨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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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일서 빼앗아간 고려시대 호국불화 재현/『가족·은사님들께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자수공예작업에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제16회 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태자씨(47·서울 원효로 4가 산호아파트 D동).
87년부터 4년동안 이 작품을 위해 하루 10시간씩 작업을 벌여왔다고 한다.
김씨가 이 작품의 제작을 마음먹은 것은 87년 봄 당시 공예관계자들과 함께 일본 경도 호국사에서 고려시대작품인 「금니서사법화경보탑도」를 보면서부터.
이 작품은 법화경전문과 변상화조탑의 공덕을 한장의 그림에 금으로 표현,외적의 침략을 불력으로 물리치고자 하는 호국의 발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려불화가 그러하듯 임진왜란을 전후해 이 작품도 일본에 약탈당했다.
『현재 3백여 고려불화중 국내에는 4점만이 전하고 3백여작품 대부분이 일본에 있습니다. 이같이 안타까운 현실을 내가 가진 재주와 노력으로 세상에 알리고 재현해보기위해 이 작업을 벌였습니다.』
김씨는 귀국 즉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제작에 착수,금으로 그려진 이 그림을 전통 자수기법으로 확대재현해 4년만에 완성했다.
명주천을 푸른 색으로 자연염색하고 역시 자연염색한 명주실로 2만4천3백자의 법화경전문과 불탑 등을 한뜸한뜸 목판인쇄본 양식으로 떠나간 것이다.
김씨는 제주도에서 여고졸업후 62년 상경,인간문화재인 한상수씨등을 사사했으며 87년 중요무형문화재 80호 자수장 이수자로 지정받기도 했다.
사업을 하는 남편 박경곤씨(52)사이에 1남3녀를 둔 김씨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전통공예의 보존·전승에 여생을 바치겠다고 했다.<김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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