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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바닥재 태우는 것 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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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남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여수경찰서는 11일 중국 동포 수용자인 김명식(39.사망)씨가 방화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불이 처음 난 304호실에서 잠을 잤던 중국인 서모(31)씨 등은 경찰에서 "고함소리에 놀라 깨어 보니 김씨가 불이 붙은 바닥재를 들어 올려 불이 잘 타오르도록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CCTV 판독 결과 숨진 김씨가 사건 전날 오후 11시21분부터 네 차례에 걸쳐 화장지에 물을 묻혀 CCTV 렌즈를 가린 후 마지막 화장지를 붙인 지 8분 뒤 304호실과 305호실의 천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른 것을 확인했다.

김씨는 2005년 10월 밀입국한 후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지난달 초 광양시내 여관에서 투숙하다 체포됐다. 그는 지난달과 이달 초에도 치약을 카메라 렌즈에 붙여 독거방에 5일간 수용되기도 했다.

경찰은 또 당일 상황실 근무자들을 불러 비상조치를 제대로 취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하고 복도 CCTV에 연기가 나는 장면이 녹화됐는데도 상황실에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다가 보호동 청원경찰이 뛰어 내려왔을 때에야 화재 사실을 확인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장완 여수서장은 "관련자들의 일부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추가 조사를 통해 업무상 과실 여부가 드러날 경우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수=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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