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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농증의 재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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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문>축농증으로 3년 전 가벼운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다시 머리가 무겁고 코가 답답한 축농증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축농증은 수술로 완치되는 것이 아닌가. 재발된다면 효과적으로 다시 치료받는 방법은 있을까.

<답>축농증이 어떤 부위에 생겼느냐에 따라 재발률에 차이가 있다. 축농증 환자를 접해본 경험에 따르면 눈·코 뿌리 사이의 사골동이라는 부분에 농이 찬 경우가 가장 많고 광대뼈 부근 상악동에 측농증이 생기는 환자가 다음으로 흔하다.
과거 측농증 수술은 이 상악동에 생기는 축농증만을 치료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뼈를 깨고 들어가는 과거의 수술법은 눈 부위 사골동에 생긴 축농증을 수술하기가 위험했기 때문이다.
사골동·상악동 모두에 고름이 찬 환자도 많은데 이 때 상악동만 수술했다면 실제로 사골동은 치료가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재발을 호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상악동에만 축농증이 있어 수술받았다 해도 재발되는 경우가 30∼40%에 이른다.
이 같은 재발은 측농증 수술의 원리상 불가피한 일이기도 하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축농증이 생기는 이유를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측농증은 코가 흐르는 길목 어딘가에 세균들이 포함된 고름이 차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정상인의 경우 콧속에 농이 생기면 비도 점막에 분포된 섬모가 운동을 시작, 이들 농을 밖으로 밀어낸다.
그러나 측농증 환자의 경우 유전적으로 비도가 좁아 섬모가 제 기능을 못하거나 만성비염 등으로 비도가 부풀어 섬모운동이 일어나지 않아 농이 콧속에 괴게 된다.
이때 축농증 수술은 점막을 뜯어냄으로써 비도를 넓혀주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점막 위의 섬모도 함께 없어지는 결과가 되므로 재발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재발을 막기 위한 새로운 원리의 수술법이 등장, 전국 각지의 대학병원 등에 보급되고 있는데 이것이 이른바 「코 내시경」수술법이다.
코 내시경 수술법은 뼈를 깨지 않고 내시경 끝에 마취제를 발라 콧속에 집어넣은 다음 내시경으로 축농증 부위를 발견, 내시경 끝에 붙은 절제기구 등으로 비도를 넓혀주고 농을 빨아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점막의 섬모 손실을 줄일 수 있어 재발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코 내시경 수술법은 1시간 30분∼2시간 정도며, 입원은 3∼4일이면 충분하므로 과거에 비해 경제적 부담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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