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저출산 현재 흐름 계속되면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그래픽 크게보기

현재의 고령화.저출산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현재 5%에서 2020년대는 2%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보고가 나왔다. 고령화와 함께 핵가족화도 확산돼 2020년에는 2인 이하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러나 2003년 약 300만 가구에 이른 60세 이상의 노인 가구 가운데 네 집 중 한 집은 총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절대빈곤 상태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조사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고령화 파급 효과 및 정책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9.1%에 불과한 65세 노인인구 비중은 2020년 15.6%, 2050년에는 38.2%에 이를 전망이다. 또 현재의 출산율이 이어지고 노동생산성 증가율(연평균 1.5%)마저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잠재성장률은 2020년대 2%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2030년대에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KDI는 경고했다.

노령화로 복지 지출은 늘어나게 된다. 현재 25조원인 건강보험의 진료비 지급액은 2020년엔 54조원으로 두 배가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연금이 지급해야 하는 연금총액도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53.2%에서 2035년에는 GDP 규모를 넘어서게 된다. 2070년에는 GDP의 1.7배에 이를 전망이다. 그만큼 미래 세대가 져야 할 사회보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KDI는 이에 따라 ▶여성 인력 활용을 늘리고▶노동생산성을 높여야 하며▶현 세대가 받을 혜택은 줄이고 미래 세대의 부담은 줄이는 쪽으로 연금.보험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민 기자

◆잠재성장률.경제성장률=임금.물가를 올리지 않으면서 현재 가진 설비.노동력을 최대한 가동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잠재성장률이라고 한다. 실제 성장률은 설비나 노동력의 활용도, 환율.자원 개발 등 외부 여건에 따라 잠재성장률과 달라질 수 있다. 최소한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기 위해선 실제 성장률이 3% 이상은 돼야 한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5%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