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겐
아침이 되기 전의 바스락거림이 있다
짐작건대
세간엔 맑은 슬픔이 되기 전
자작나무 껍질에 닦은 눈동자가 있다
입 딱 벌어지는 일들이지만
바위 위에 잠시 앉았다 떠난 새에겐
초록의 입술 한 점 물어 올린
날기 전의 비틀거림이 있다
산마루가 보이기 전에
오랫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게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날 아침이 아니었다면 새는 어미의 입맞춤을 몰랐을 것이다. 밤이 길고 길었던 그 아침이 아니었다면 바위가 바람처럼 자신을 밀어주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알에서 새가 나오고 슬픔 속에서 기쁨이 나온다는 것도, 산마루도 또 다른 산마루도 스스로 어두워지고 밝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 턱이 없었을 것이다.
<김선우.시인>김선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