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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에 파고드는 「원맨밴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최근 가요 히트곡들은 혼자서 모두 만드는 경우가 많다.
대중음악의 생산도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점차 개인화·원자화 경향이 강해져 작사·작곡·편곡·녹음·연주·노래를 한사람이 모두 해내는 추세다.
작곡과 노래를 겸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이 대증음악작곡을 전문인의 영역에서 대중들에게 개방시켰다면 원맨밴드의 최근 음악인들은 연주·편곡의 전문영역에도 잠식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최근 윤상·하광훈·신해철등 젊은층에 인기있는 작곡자들에 의해 활짝 꽃피우고 있다.
컴퓨터·신디사이저·시퀀서·다채널 녹음기기등을 이용, 한 사람이 리듬·멜러디·배경음의 여러 악기를 차례로 연주하면서 전체 음악을 짜 나아가는 것을 흔히 「원맨 밴드」「원맨오키스트레이션」이라 부르고 있다.
김수철·이수만·전영록등도 일찍이 원맨 밴드를 연구하는 싱어송라이터들로 알려졌으며 김명근·송홍성·이호준등 실력있는 작곡·연주자들은 이분야의 대가로 꼽히고있다.
최근 윤상·신해철·손무현의 작품들이 정상을 달리고있고 김명근·송흥섭등의 연주·편곡 작품들이 대중에 크게 어필하고 있어 이같은 원맨 밴드의 선호는 점차 커갈 것으로 보인다.
외국 대중음악의 경우도 마이클 올드필드·반첼리스·키스 에머슨등 실력있는 연주자들이 첨단음향감각으로 작곡·편곡·연주·녹음등을 혼자 다해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컴퓨터 음악 소프트웨어의 발달은 이러한 추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어 앞으로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국내 음반기휙자들은 이같은 원맨 밴드에 의한 제작이▲한 사람에게 인기가 집중될수 있고▲여러 사람을 녹음·연주를 위해 조직해야하는 불편도 없고▲따라서 제작비도 상대적으로 싸게든다고 판단해 대부분 선호하고있다.
그러나 혼자 작곡·편곡·연주등을 다하는 과정에서 여러사람이 복합적으로 참여하는 음악 생산보다 창의력은 상당부분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약점을 갖고있다.
또 지나치게 기계에 의존해 연주가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는데도 한계가 있고 연주의 「즉흥성」등 현장감각을 잃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더구나 아직 전자음향에 거부감을 갖고 보수적인 어코스틱 악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다분히 젊은 층만을 위한 실험적 음악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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