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지성, 너희 나라선 개를 먹었겠지만 …" 응원가야 ? 조롱이야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이 만들었다는 '박지성 응원가'에 한국과 박지성(맨U.사진)을 비하하는 내용이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8년째 영국 축구를 취재하고 있는 애덤 마셜(유로스포츠 축구팀장)은 최근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맨유 팬들 사랑이 담긴 박지성 응원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박지성이 애스턴 빌라전(1월 14일)에서 골을 넣자 이 노래가 맨U 팬들 사이에서 흥겹게 불렸다.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거슬리긴 하지만 자신의 응원가가 있다는 점에서 박지성은 맨U 팬들에게서 사랑받는 선수'라고 썼다.

지난해부터 퍼진 이 노래는 '박(지성), 어디에 있건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었겠지만 서민 공공주택에서 쥐를 잡아먹는 스카우즈(리버풀 촌놈)보다는 낫다'는 내용이다. 맨U의 오랜 라이벌인 리버풀을 조롱하는 주제이기는 하지만 '모든 한국인이 개를 먹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가사다. 마셜 기자의 기사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상당수 네티즌은 '이게 어떻게 응원가인가'라며 영국인의 인종차별과 오만함을 성토했다. 또 '이 기회에 개고기를 먹는 문화를 없애자'는 측과 '고유한 음식문화를 자신들의 잣대로 폄하하지 말라'는 쪽이 '개고기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설기현(레딩)도 지난달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요즘도 인종차별적인 구호와 조롱에 시달린다"고 밝혔고, 이영표(토트넘)도 '개고기'와 관련한 응원가가 만들어지는 등 수난을 당하고 있다.

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