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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탈당비판 '한목소리'…속셈은 '제각각'

중앙일보

입력

6일 열린우리당의 집단탈당 선언 직후 여야가 논평을 내놨다. 말을 맞춘 듯 '비판' 일색이다. 여권의 분열이 대선 국면에 접어든 정국에 미칠 영향이 폭발적인 탓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정계개편의 향배, 가늠할 수 없는 대선에의 영향에 대한 초조함이 엿보인다. 하지만 행간에서는 정국 주도권을 향한 각기 다른 셈법도 읽힌다.

분열 위기의 당사자인 열린우리당은 이날 우상호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탈당 사태를 '정치도의적으로 부적절한 행위'로 규정했다. 이어 "탈당이 기득권 포기라고 주장하지만 신당의 주도권을 쥐려 하는 것은 또다른 기득권 논리"라고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강도는 더 거셌다. 유기준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의 분당 사태를 '아수라장'으로 표현했다. "추악한 탈당 사태", "정치도의도 내팽개치고 권력욕만 탐하는 파렴치한 행위", 국민의 심판이 두려워 입고 있던 옷을 벗는 행위"로 규정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도 다르지 않다. "무책임한 정치실험"(이상렬 민주당 대변인) "뒷골목 시정잡배도 의리 하나에 목숨을 건다"(박용진 민노당 대변인) 등 한목시를 냈다.

그러나 각 당의 논평 사이사이에서 다른 속셈들도 엿보였다.

열린우리당은 분당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 성사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14일로 예정된 전대의 성공적 개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전대를 무사히 마무리할 경우 '중도개혁세력'의 신당 창당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드러난다.

민주당 속내는 복잡하다. 자칫 '중도개혁통합신당'의 주도권이 탈당파나 여당에 고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열린우리당 중도개혁세력은 탈당해 민주당 주도의 중도개혁신당 창당에 동참하라"고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나라당은 판이 흔들리는 데 대해 우려가 깊다. '대국민 정치적 사기놀음',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일 수 있다는 오만함' 등 대선 흐름과 유권자 심리에 가져올 파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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