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정태 쌍방울 김기태 매서운 루키 방망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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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루키 박정태(롯데) 김기태(쌍방울)가 복더위속에서도 무섭게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올시즌 프로야구 무대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 현재 박은 홈런(7위·l2개) 타점(5위·57점) 장타율(7위· 0·514) 최다안타(4위·99개) 타격(10위·3할5리)등 공격5개 부문에서 10위권내에 들어 있고 금은 홈런(4위·16개) 타점 (4위· 58점) 장타율(8위· 0·500) 등 3개 부문에서 10위권내에 랭크돼 있다.
22세의 동갑내기인 이들은 3일간 쉬고 8월2일부터 시작되는 종반전 페넌트레이스에서 신인왕타이틀을 향한 다툼도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근성으로 똘똘 뭉친 「작은 거인」 박정태(동래고→경석대)는 1m70㎝·72㎏으로 다소 왜소한 체격임에도 공격부문에서 두각을 보여 높이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박은 2루타 부문에서는 현재 23개를 기록, 단연 선두에 나서 89년 삼성의 김용철( 당시롯데) 이 세운 시즌2루타 기록(32개)에 9개 차로 접근하고 있다.
홈런부문에 있어서도 박은 현재까지 12개를 때려 팀주포인 김민호와 함께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 만년 「소총부대」 라는 달갑지 않은 롯데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있다.
사실상 롯데는 박의 홈런포 가세로 인해 현재까지 53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이미 지난해 팀홈런기록(41개) 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물렁하고 근성 없는 팀으로 낙인찍힌 롯데에 올 시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박의 활약은 찰거머리처럼 자신을 옥죄던 가난의 사슬을 뿌리치는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로 더욱 값지다. 지난 82년 박이 초량중2년 때 아버지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어머니 김덕순(65)씨는 행상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며 혼자 8남매를 키웠다.
한때 가난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려고까지 생각했던 박은 어머니의 극구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그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위안인 야구에 몰입했다.
올해 박은 롯데에 입단하면서 밖은 계약금·연봉으로 비록 전세이긴 하지만 홀어머니에게 「내집」(?) 을 마련해드렸다.
한편 「무서운 신인」 김기태(광주일고→인하대) 는 장효조(롯데) 의 세기와 이만수(삼성)의 뚝심을 합한 것 같은 괴력의 방망이를 휘둘러 90년대 최고의 왼손 슬러거로 각광받고 있다.
금은1m80㎝·85㎏의 당당한 체격과 강한 손목 힘을 바탕으로 프로야구 출범 10년만에 최초의 왼손 홈런왕, 83년 장효조(당시 삼성) 가 세운 신인최다홈런기록 (18개) 경신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국가대표 시절 박정태와 3, 4번 타자를 번갈아 맡았던 김은 시즌초 한달 동안 프로세계에 적응하지 못해 홈런 한방없이 고전했으나 꾸준한 노력과 천부적인 감각으로 급피치를 올려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남도건설회사 이사 김종진(56) 씨의 외아들로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한 김은 지난해 신인최고의 몸값인 계약금 4천5백만원·연봉 1천2백만원의 대우를 받고 쌍방울에 입단했다.
김은 계약금과 부모로부터 받은 약간의 보조금을 합쳐 6천7백만원 상당의 광주시백운동 제일파크맨션(32평) 을 구입하는 알뜰함도 보였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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