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처럼 … 미꾸라지처럼 … '정상 가는 길 뚫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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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수퍼보울의 초점은 늘 쿼터백에 맞춰진다. 승패를 직접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풋볼은 팀 플레이다. 누군가는 궂은 일을 떠맡아야 하고, 팀 동료를 토닥거리며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그 역할을 양 팀의 베테랑 러닝백이 맡을 것이다. 러닝백은 패스를 받아 돌진하는 공격의 핵으로, 두 명이 포진한다.

▶토머스 존스(29.시카고.사진(左))

1월 15일(한국시간) 내셔널 콘퍼런스(NFC) 디비전 플레이오프에서 시카고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애틀 시호크스를 27-24로 꺾었다. 24-24로 맞선 연장 4분53초에 터진 로비 골드의 장거리 필드골(3점)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장면은 따로 있었다.

시카고 쿼터백 그로스먼이 상대 수비의 태클에 걸려 공을 떨어뜨렸을 때, 러닝백 존스가 달려들어 공의 소유권을 잃지 않은 것이 승부를 갈랐다. 공격이 제 역할이었지만 존스는 그 이상의 것을 했다.

올 시즌 1210야드를 전진한 존스는 시카고의 주무기다. 2005년 시카고는 대학 최고의 러닝백 세드릭 벤슨(전체 4순위)을 1라운드에 지명했다. 존스는 과감한 몸싸움으로 '능력 있는 후배' 벤슨의 길을 열어주고, 상대 수비를 유인하는 등 팀 전체를 살리는 플레이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도미닉 로즈(28.인디애나폴리스)

기록 면에서, 인디애나폴리스의 주전 러닝백은 1081야드를 전진한 신인 조셉 아다이다. 정상급 쿼터백 매닝, 와이드 리시버 마빈 해리슨과 함께 팀 전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다이는 "팀 전력의 핵심은 또 한 명의 러닝백 로즈"라고 말한다. 루키의 눈부신 활약에 로즈의 입지는 분명 줄어들었지만 로즈는 그 상황을 기분 좋게 받아들였고, 완벽하게 적응해 냈다.

아다이는 고향(텍사스)이 같은 로즈를 친형처럼 생각한다. 로즈는 프로에 막 데뷔한 신인에게 경기와 일상 생활에 대한 모든 것을 조언해 줬다. 그런 사적 공감이 경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육상 선수 출신인 로즈는 빠른 발, 광범위한 활동 반경을 무기로 상대 수비를 흐트러트린다. 그 사이를 아다이가 전진한다. 두 선수끼리의 짧은 패스도 위력적이다.

강인식 기자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수퍼보울 우승팀에 주는 트로피다. 제1회 수퍼보울인 67년과 2회인 68년 빈스 롬바르디(1913~1970) 감독이 이끄는 그린베이 패커스가 연속 우승했다. 롬바르디 감독은 최하위권에 맴돌던 그린베이에 58년 부임, 9년 만에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를 기리기 위해 70년부터 트로피를 현재의 이름으로 부른다.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는 우승팀이 영구보존하기 때문에 매 시즌 새로 만든다. 유명 보석상인 티파니&Co에서 제작한다. 제작 단가는 미화 2만5000달러, 무게는 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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